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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인생박물관] 최병률 고엽제전우회 계룡시지회장 "고엽전우들 아픔 보듬으며, 신앙으로 치유하며"
기사입력  2020/12/31 [15:31] 최종편집    논산계룡신문

[계룡인생박물관] 최병률 고엽제전우회 계룡시지회장

고엽전우들 아픔 보듬으며, 신앙으로 치유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 바쳤던 유공자와 그 가족들의 헌신을 우리는 잊지 않고 또 그들에게 항상 보답해야 할 것이다. 계룡시 엄사면 엄사리에 위치한 보훈회관은 그런 취지로 건립되었다. 이곳 2층에 위치한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최병률(崔炳律, 74세) 계룡시지회장을 찾아 그의 삶과 애잔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여산 하사관학교에서 시작한 35년의 군생활

 

그의 부친은 6·25 참전용사로서 중령으로 전역하신 분이다.  최병률은 4남매 중 장남으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태어났다. 그가 자라고 학교를 다닌 곳은 전라남도 광주이다. 송정초등학교, 송정중학교, 송정고등학교를 나왔으니 그의 고향은 광주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본래는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중도 포기했다. 그때가 1966년도였다. 처음 그는 훈련소에서 조교로 근무하다가 여산 하사관학교를 갔다. 하사관이 된 그는 상무대 보병학교장 수행운전을 하게 되었다.

1968년도에 제2하사관학교가 창립되면서 수송부 운영반장이 되었다. 얼마 후 중사로 진급을 하였다. 월남전이 한창 치열하게 공방을 펼치던 1972년 6월에는 백마부대로 베트남에 파병되었다. 그곳에서 마지막 철수할 때까지 목숨을 넘나드는 수많은 임무를 수행했다.

그 중의 하나, 1973년 3월 23일 캄남부두 철수작전에 투입되어 우리 군이 베트남에서 무사히 철수할 수 있도록 하라는 특명이었다.“베트공과 교전 중이던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인원을 무사히 철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요, 어떻게 하면 장비 등 물자를 하나라도 배에 더 싣기 위해 마지막까지 악전고투, 목숨을 건 작전이었습니다.”

월남에서 돌아온 그는 백마부대 사령부에서 국방부 근무지원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1975년 육군본부 본부사령실에 근무하면서 상사로 진급하였다. 그의 보직은 참모총장과 참모차장 등 공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 근무였다.

그러다가 1989년 계룡으로 3군사령부를 옮기는 620계획에 의거, 계룡대로 오게 되었다. 장군들의 운전병 120명으로 구성된 수송부대가 새로이 창설되면서 그곳의 행정하사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그의 성실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이듬해인 1990년에는 원사로 진급하였다.

그는 2000년 6월 제대로 35년간의 긴 군생활을 마감했다. 그의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군생활은 제대 때 받은 보국훈장 광복장이 잘 말해주고 있다.

 

 

 

 

파월장병으로, 고엽제전우회장으로 

 

그는 2009년부터 ‘고엽제전우회 충남지부 계룡시지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월남전에서 미군들은 베트콩들이 숨어 있는 밀림의 숲을 없애기 위해 비행기로 고엽제를 무지막지하게 뿌려댔다. 그 고엽제를 맞아 생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생겨난 권익단체가 고엽제전우회이다.

“agent orange라고 불리는 고엽제를 월남전에서 정글을 제거하기 위해 1962부터 1971년까지 미군들이 헬기를 이용해서 다량 살포했습니다. 그 고엽제의 피해는 ‘약 40만 명의 베트남인이 사망했거나 장애를 얻었고, 50만 명의 기형아가 출생되었다’고 보고되었죠. 베트남 적십자사는 ‘약 300만 명의 베트남인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합니다. 베트남의 전쟁박물관에는 다양한 고엽제 피해 사례가 전시되어 있기도 하지요. 고엽제는 강한 독성을 가진 벤조다이옥신계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농촌에서 사용되는 제초제인 파라콰트보다 독성이 더 심합니다. 벤조 다이옥신 계열 화학물질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이러한 독성은 거의 반영구적입니다. 따라서 이런 화학물질에 오염된 지하수와 토양은 먹이 사슬을 교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는 베트남인들에게서 심한 피부질환, 폐암, 인후암, 전립선암 등이 발생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후유증이 월남전에 참전했던 파월장병들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후유증 또는 후의증으로 아직까지 고생하는 참전용사가 무려 15만 7천 명에 이른다는 통계다. 이들은 1급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36개의 질병군에 걸린 사람들을 말한다.

그가 이끄는 고엽제전우회 계룡시지회에서는 이들을 주 2~3회씩 병원 통원치료를 위해 차량지원을 해주는 등 여러 가지로 보살피고 돌보아 준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환경정화운동 등 갖가지 활동도 벌이고 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먼저 간 딸, 신앙으로 복돋아주는 큰딸​​

 

2000년 6월 전역하고 사회인이 된 그는 부동산 신축 사업에 손을 댔다. 그는 군에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지만, 사회에서는 사실 초년생이나 마찬가지였다. 3명이 함께 동업으로 건축한 계룡프라자가 그만 사기를 당해 공사가 중단되었다. 재판을 받던 중 설상가상 IMF까지 터져 분양이 안 되어서, 결국 남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 금전적 피해는 말할 수 없이 컸다. “한평생 군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수고한 모든 것들이 한 번의 실패로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고 술회한다. 정말 힘든 시기였으나 그가 견디어낼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그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가족과 신앙의 힘이었다.

그의 아내는 여성 목회자로 국제선교신학장을 맡아 후배 목회자들을 양성하였다. 감리교연합회 감독도 지냈다. 아내와 더불어서 그는 1980년부터 줄곧 신앙생활을 해왔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주일성수를 어긴 적이 없을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는 군에 재직하였을 때도 ECU 회장을 맡아 장병들의 신앙생활을 지원하고 선교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수송대로 전입해온 병사들이 있으면 그들을 신앙생활로 인도했다. “그러다 보니 운전병들의 사고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와 아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모든 것을 투자하여 ‘주님의교회’를 짓고 하나님께 봉헌했다. 그때가 2007년이었다. 그럼에도 시련이 이어졌다. 그의 아내가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다섯 개의 장기를 적출하는 대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도에는 그의 사랑하는 둘째딸을 먼저 보내고 말았다.

그녀는 대전예고를 나와 경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무용교사로 재직하던 중 건강검진에서 말초신경증 및 척추이분열증이라는 고엽제 2세 환자로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결국 패혈증으로 2013년도에 세상을 떠났다. 아내도 2019년도에 소천하였다.

지금은 장로인 그가 교회를 지키며 주일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요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신도들이 가뜩이나 많이 못 나오는데“군산에 사는 큰딸과 사위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주일에 찾아와 큰 힘이 되고 있어 너무 고맙다”고 표한다.

평생을 군인으로, 이제는 신앙인으로 국민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온 그의 삶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또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계룡시장 표창 4회, 도지사 표창 2회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의 봉사하는 삶이 지속되어 따뜻하고 행복한 우리 계룡시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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