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날

계룡일보 | 기사입력 2010/08/09 [13:40]

잊을 수 없는 날

계룡일보 | 입력 : 2010/08/09 [13:40]
▲ 정명건 목사     ©
각 사람에게 있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있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자기 생일이나, 대학 합격한 날이나, 결혼한 날, 첫 아이 출산한 날, 군대에서 제대하던 날, 직장에 처음 출근한 날 등 다양한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나라에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적적인 날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쌍십절이라고 하는 10월 10일이 있고,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유대민족에게는 유월절인 1월 14일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적의 날은 8월 15일 광복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가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나치정권 하에서 학살당한 600만 유대인을 기억하는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 기념관의 이름이 야드바심 인데 그 뜻은 기억 이라는 것입니다.

그 기념관에는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 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혹시라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유대인이 있을까봐 당시에 처참했던 생황을 생생하게 전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에는 야드바심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망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뿌리를 잊어버리고 삶의 근본을 잊어버리면 하나님의 은혜까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때문에 기억해야할 것은 기억하고 살아야 감사와 감격과 기쁨을 잃지 않게 되고 감사의 사람, 믿음의 사람으로, 기쁨의 모습으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민족은 잘 잊어버리는 민족이라는데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이 아시아 정복의 꿈을 안고 칼을 갈고 무기를 만들 때 우리 조상들은 당쟁을 일삼고 우상 앞에 술잔을 기울이며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지냈던 결과로 일본이 무자비하게 우리나라를 정복하였으며, 이때부터 우리는 성씨마저 빼앗기고 이름도 일본식으로 바꾸어야만 했으며, 그들이 무모하게 대동아 전쟁을 일으켰을 때 우리의 부모들은 강제로 끌려가 전쟁터에서 죽어 갔고, 북해도로 사할린으로 저 남양군도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당했고 해방이 되었어도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조국을 한탄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 그 얼마입니까?

더구나 일본은 교회에 대해서 더욱 잔인했습니다. 예배당의 종이 군사용으로 징발을 당해 녹여졌고, 모세 오경과 요한계시록은 삭제를 당했으며 나중에는 신약도 4복음서만 사용하도록 규제를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말로 성경을 읽고 일본말로 설교를 하고 찬송가도 그렇게 하게 했습니다. 나중에는 교회 안에서 일본 국기에 대한 배례, 궁성 요배, 황국신민서사의 암송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래서 주기철 목사님은 반대하시다 순교하셨습니다.

1943년부터는 주일 밤과 삼일 기도회를 중단시켰습니다. 이를 거절하면 당연히 투옥되었고 또는 금족령, 함구령으로 규제를 당하였습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제암리 교회에 대해서 일본인 문인 사이또는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만행에 분개하여 일본 복음신보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쓸쓸한 시골, 나무로 만든 교회당이 서 있는 곳에 흰옷을 걸친 소박한 사람들이 일요일도 아닌데 왜 모이는가? 일본 헌병의 명령 때문이다. 모인 사람은 30여명 헌병은 소리지른다 왜 만세를 불렀냐고, 순간에 울린 총성이 한발, 두발 …… 순간에 교회는 시체의 더미, 젖먹이를 안고 숨진 젊은 엄마, 달아나다 쓰러지는 노인네들, 불타다 남아 시커멓게 얼룩진 이 참상이 그대에게 보이지 않은가? 그대는 보지 않는가 저주받은 동해의 섬나라여!
우리는 해방과 조국분단이 동시에 이루어졌고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우리의 선배들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 한마디가 어쩌면 그렇게도 예언처럼 적중하고 있는가 알아야 합니다. 소련놈에게 속지 말고, 미국놈 믿지 말라, 일본놈 일어선다. 조선사람 조심해라는 명언입니다.

故 함석헌 선생은 일찍이 말했습니다. “쓰는 도중에 붓을 놓고 눈물을 닦지 않으면 안되는 이 나라의 역사, 세익스피어는 못 읽고 괴테는 몰라도 이 나라 이 역사는 알아야 합니다. 8·15 해방은 도적같이 불시에 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하늘에서 온 것이다” 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8·15 해방은 어느 누구의 공로도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선물일 따름입니다.

이제라도 우리 나라가 나라 구실을 제대로 하려면 모든 계층, 모든 국민이 뭉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세 역사를 보면 파벌싸움 속에서 적은 밖에 있는데 안에서 자기네끼리 적인 줄 알고 반목질시하며 싸우기에 급급한 정치적 역사를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나라가 허리가 동강난 땅에서 무엇이 또 모자라 여와 야 그리고 계층간에 갈등을 계속 증폭시키는지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사치와 향략이 극에 달했으며 열심히 일하는 대부분 직장인들과 중산층이라고 하는 튼튼한 사회 구성원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제2의 광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언제가야 이루어질는지 걱정스럽습니다.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고, 동구의 변화로 공산주의 이념이 완전히 무너져서 세계의 질서를 바꾸어 놓고 있는 이 때에도 꽁꽁 얼어붙은 저 북녘 땅은 언제쯤에야 해빙의 바람이 일어날는지 아직도 암담합니다.

우리의 옛날을 기억해야 합니다. 후손들에게 바른 신앙과 바른 헌신 그리고 멋진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늙을 시간조차 없는 민족입니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자신들의 아픔에 동참해 주기를 바라는 이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와 선배들이 되기 위해서 올바른 민족정신과 신앙과 통일된 자랑스러운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하고 헌신하는 믿음을 갖어야 할 것입니다.

정명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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