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광복은 무엇인가?

계룡일보 | 기사입력 2010/08/12 [14:27]

우리에게 광복은 무엇인가?

계룡일보 | 입력 : 2010/08/12 [14:27]
▲ 조신형 배제대 객원교수.    
8월의 태양만큼이나 뜨겁게 해방을 염원한 민족의 소원이 광복절로 다가왔다.

국가보훈처에서는 8월의 독립운동가로 이중언 선생을 선정했다. 이중언 선생은 일제가 1895년 10월 명성왕후를 시해하고 단발령을 공포한 이후에 의병활동을 하다 1905년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을사오적의 처단을 요구한 후 단식으로 일제에 항거하며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글이 “삶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죽음을 통해 일제 침탈에 대한 책임의 경종을 울린 것이었다.

어른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국가를 향한 애국심과 국가관이 점차 옅어지기만 하는 현실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한다.

이중언 선생의 외침은 대한민국이 일제의 식민지가 된 과정을 거울삼아 이제는 질곡의 역사 속에서 다시는 문화적, 경제적 굴욕조차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최근 북한의 도발을 보면 해방을 위해 죽음으로 맞선 의사들의 뜻을 생각이라도 한다면 차마 그럴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일제의 수탈과 독립, 6.25전쟁, 개발 산업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거쳐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서있는 우리를 위태롭게 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해방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필자는 북한을 두 번 다녀왔다. 한번은 2007년 6월에 6.15공동선언발표 7주년을 기념하고 민족화해와 상생을 다짐하는 민족통일대축전 남측 대표단으로 평양에 다녀왔고, 한번은 개성 관광차 다녀왔다.

두 번의 방북은 단편적인 외양만을 볼 수밖에 없었지만 요소요소에서 북쪽의 어둡고 암울한 실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평양에 처음 도착하던 날 버스에서 안내원의 첫 발언은 “왜 남한에서 쌀을 주지 않느냐?”였다. 마치 맡겨 놓은 쌀 왜 안주냐는 식이었지만 연간 수십만명씩 굶어죽는 한민족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북측의 민족통일대축전 본회의에 한나라당의원 참석불가 통보로 회의와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는데 체제가 가치의 시각조차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 한국은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때 쉬운 문제부터 해소해 나가는 데 북한은 근본적인 것을 해결한 후 쉬운 것은 나중에 하자고 한다. 예를 들면 남에서는 경제나 문화 교류를 통한 화합을 요구하면 북은 보안법 철폐나 미군철수를 들고 나오는 식이다.

지나치게 자주성을 주장하면 배타적이 되는데 통일의 그날까지 가려면 우리가 끊임없이 인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현실의 벽을 실감했었다.

그러한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 우리의 대응은 어린아이에게 따귀를 맞은 어른처럼 할말도 제대로 못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UN의장 성명서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말 한마디를 넣지 못하고도 큰소리 치지 못하는 나라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약소국의 강대국 눈치 보기도 아니고 예전처럼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젊은 용사를 기억해주지 않던 시절도 아니고, 핵을 보유한 북한 눈치 보기도 더더욱 아닐진대 핵 항공모함과 연합 훈련하는 것으로 만족해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실정에 가슴이 답답하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과 국군에 대한 길들이기, 또는 자연스러운 국제 현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전략처럼 보인다. 북한의 도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의 도발에서 우리는 제대로 응징도 하지 못했다.

이제 민간 어선도 나포해갔다. 대한민국은 어느 시절인가 부터 북의 도발에 둔감해지고 국제사회에서 오히려 남한의 발언권이 약해지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오히려 북한은 성전을 외치며 툭하면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물론 북측에서 보면 우리 군과 미군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하여 민감할 수는 있지만 대남 군사협박은 북측에도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우리군은 반복되는 북의 군사도발에 대하여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대응을 해서 남한의 안보 둔감증부터 없애야 한다.

필자가 방북해서 느낀 점은 화해와 신뢰 구축을 통한 통일의 희망이 없지 않다는 것이었다. 독일식 통일의 문제점을 반면교사로 삼으며 준비한다면 주변 열강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북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비핵화 추진, 대한민국의 안보 주체성 확립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한민족간의 이념과 갈등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리한 장마와 폭염도 이제 말복과 함께 물러가고 있다. 이제 매년 오는 광복절이지만 이 번 만큼은 남과 북의 갈등으로부터 독립, 남과 북의 이념으로부터 독립을 마음속 깊이 소원해본다.

배제대학교 조신형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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