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청마의 해, 새해 아침을 맞으며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불어 사회에 만연한 병폐를 극복하자.
뿐만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설 연휴가 되면 가장 붐비는 곳이 공항과 스키장이란다. 국제공항은 연휴 기간을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는 관광객들로, 그리고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은 가족들과 또는 연인들과 함께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 붐빈단다. 그래서 스키장 콘도까지 배달해주는 차례 상이 등장하고 또 해외에서 인터넷으로 차례를 지내게 해주는 온라인 서비스까지 있다고 하니 세상 참 변해도 끔찍하게 변했다. 모름지기 우리의 명절이란 것이 민족 고유 풍속이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가족친지들과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이를 이용하여 한번 씩 가족모임을 한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명절이 없다면 장례식장에서나 스치듯 가족친지를 겨우 만나지 않을까 싶다. 오랜 만에 모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웃어른께 세배도 드리고 서로 덕담도 나누고 준비한 음식도 함께 들고 조상들에게 차례도 드리고 또 모인 김에 윷놀이도 함께 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사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이런 귀한 시간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우리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임에 틀림이 없다. 본래 우리들의 설 명절은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하여 정월 보름까지 열다섯 날 동안 계속된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가족친지들은 물론 동네 어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드렸고, 음식을 푸짐히 준비하여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정월 보름이 되면 달맞이 쥐불놀이를 하는데, 논밭에 불을 놓아 태우며 풍년을 기약하면서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한해를 새롭게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이런 세시풍속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 가끔 우리의 이런 아름다운 풍습을 지키기 위해 재현하는 것을 화면을 통해 볼 수나 있을까, 주변에서 보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이렇게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제도의 가족공동체는 점점 핵 가족화되어 가고 있고, 그나마도 혈연 중심의 가족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해체가정이니, 조손가정이니, 모자가정이니, 다문화가정이니 하는 가족공동체에 대한 신조어들이 등장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나 홀로 사는 일인가정이 이미 50%를 육박한다고 하니, 삼촌이니 고모니 사촌이니 하는 호칭을 우리 아이들이 부를 기회가 있을는지 모르겠다. 이 같은 사회현상이 물론 나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바람직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우리의 자녀들인 다음 세대에게 귀중한 무엇인가를 물려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내내 남을 뿐이다. 사는 것이 힘들고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가 지키고 보존하여 물려주어야 할 우리들의 것을 방기하였다는 자책이 들기까지 한다. 특히 이렇게 명절이 돌아오고, 그래서 마치 의무방어전을 해치우듯 쓸쓸하게나마 보내고 나면 그런 마음은 더욱 든다. 이것이 세상이 발전함으로 야기되는 거스를 수 없는 세태의 변화고 흐름일까. 다만 개인의 문제이고 가정의 책임일 뿐일까. 물론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정부도 지자체도 한 몫 톡톡히 했다. 아니 오히려 주범이었다. 모든 것을 수치와 그래프로 계량하여 평가하는 성장 일변도의 정책들, 경제 앞에서는 인권도 환경도 무시해도 되는 황금만능의 상업주의, 안락과 효율만을 앞세우는 편의주의, 평등과 분배보다는 자유와 성장을 우선시하는 보수화 정책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가치로 가르치고 줄을 세우는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미시적인 교육정책들. 바로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를 개인주의로 병들게 만들었고, 빈부 격차를 심화시켜 사회 면역력을 저하시켰고, 나눔과 배려가 부족한 사회로 만들었고, 소비와 소유를 부추기고 그것을 미덕으로 삼게 했으며, 값싼 정보와 프로 스포츠와 저질 연예 프로그램으로 떡칠을 한 질 낮은 종편방송을 하루 종일 보게 만든 것이 바로 그간의 정부의 정책 아니었던가. 이제 우리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할 때가 되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팍팍하고 메마르다 못해 인정머리 없는 개인주의와 상업주의와 향락주의가 우리들의 생활 전반을 점령하고 말 것이다. 과거 박정희 정권 때 관 주도로 이루어졌던 새마을운동과 같은 정신개혁, 사회개혁 운동이 이번에는 민간 주도의 시민운동으로 이루어져 확산되기를 꿈꿔본다. 특별히 올해는 지방선거가 6월에 예정되어 있다. 우리가 진정 바라고 꿈꾸는 사회를 위해, 그리고 이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정치꾼이 아닌 우리 민초들을 진정 섬기고 우리들의 팍팍한 삶을 조금이라도 돌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선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 모든 국민들이 그런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해주기 바란다. 온도가 상승하여 임계를 넘으면 물이 끓기 시작하듯 이제 우리 사회의 만연된 병폐들에 대한 민초들의 걱정과 우려가 그 임계를 넘어 서서히 끓기 시작했다고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청마가 힘차게 박차고 뛰어오르듯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이 설날 아침에 우리 모두의 희망으로 합쳐져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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