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人生의 가을에 서서

여병춘 국민건강보험 논산지사장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17/10/31 [14:05]

[소통공간] 人生의 가을에 서서

여병춘 국민건강보험 논산지사장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17/10/31 [14:05]
▲ 국민건강보험공단 여병춘 논산지사장     ©논산계룡신문

 

하루의 시작은 해 뜨는 아침이다. 해가 지고 달뜨는 밤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밤새 이슬로 차분하게 정리된 영롱한 아침의 신선함이 더 좋다. 그래서 평일에는 아침 바람을 가르며 운동을, 휴일에는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카메라 배낭을 메고 산과 들로 나가 여명과 함께 아침을 맞는 즐거움을 누린다.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날마다 아름다운 색으로 변하는 자연의 향연이, 갈대와 억새에 햇살이 어우러져 은빛으로 장식되어지는 가을의 아침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가을은 나에게 어머니의 계절

 

내 고향 시골집 옆에 큰 밤나무가 있었다. 지금은 하늘나라로 가신 필자의 어머니께서 96세까지 사셨는데 가을이면 이슬 먹고 떨어진 알밤을 모아 두셨다가 석쇠에 올려 따끈따끈하게 구워진 군밤을 손자들에게 간식으로 챙겨주셨다.


80대 후반이 되면서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활동영역이 좁아진 어머니를  바라보며 이제 어머니께서 집 밖의 아름다운 세상을 구경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까운 마음에 울컥하였다. 휴일이면 휠체어를 챙겨 어머니를 모시고 수시로 여행을 다녔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휴일에 자식이 쉬지도 못할까 처음엔 마다하셨지만 막상 여행길을 나서면 “네 덕분에 아름다운 세상을 구경하는구나.” 하시면서 즐거운 마음을 표현하셨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께서는 특히 오색으로 곱게 물든 가을 나들이를 좋아하셨던 기억에 가을이 깊어지면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진다.

 

논산은 나에게 의미 있는 인연의 도시

 

20대 초반 대학생활을 잠시 접고 2개월 동안 구보, 각개전투 등 붉은 황토색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젊음을 불태웠던 논산훈련소 생활이 타향살이로의 첫 경험지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논산은 직장생활의 마지막 근무지가 되었다. 계백의 혼이 살아있는 충절과 예학의 고장답게 향교, 서원, 고택이 많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백제문화권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사진 활동을 즐기면서 논산은 물론 주변 도시까지 발걸음을 자주 하며 향토애를 느낀다.

 

그 중에서 필자가 자주 찾는 곳은 강경 포구의 억새밭이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운동을 겸한 산책 장소로 자주 찾으며,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억새가 자라는 모습을 즐겁게 보곤 했다.


강변의 억새밭 길을 걷노라면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푸근함과 낭만을 느낄 수 있어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소개하였다. 특히 넓고 푸른 금강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하는 늦가을 억새밭 오솔길을 걸으면 잡념이 사라지고 행복함에 가을 정취를 더해주는 명소로 추천한다.

 

인생의 가을에는
 
어느덧 노랗게 물들어 가는 집 앞 너른 들판을 바라보며 인생의 가을을 느낀다. 인생의 가을은 타인으로부터 상심한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 향기를 멀리 보내는 들꽃 같은 친구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세상이 혼탁하고 어지러워 불안하기만 한 요즘은 미완성의 우정이라도 때가 묻지 않은 우정으로 소중히 간직하는 가을이었으면 한다.

 

자연의 순리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가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어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내려놓아야함을 느끼게 된다. 짧게 지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기보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사용해야겠다.

 

인생의 가을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들 가운데 정리해야 하는 선택의 시기이다. 또한, 자기 자신의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지며, 생을 보다 단순하고 깊이 있게 살아가야 할 시기이다. 아울러, 운동을 생활화하는 건강관리는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인생의 가을을 준비하는 문턱에서, 앞으로 어떻게 펼쳐나갈까 고민하며 기대와 설렘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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