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수능아 수능아

조병훈 전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17/11/21 [16:51]

[소통공간] 수능아 수능아

조병훈 전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17/11/21 [16:51]

 

▲ 조병훈 전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 논산계룡신문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을 위한 판별 도구인 대학입학고사는 해방 후부터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되었다. 1968년 까지는 대학별고사로 온전히 대학 자율에 맡기는 체제였고 1969년부터 1980년까지는 대학입학예비고사로 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능력의 학생을 대학입학정원의 약 150% 정도를 올 컷 식으로 선별하여 대학별 고사에 임할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세칭 명문 고등학교 들은 100%합격을 위한 자존심 대결을 했고 시골의 일반 고등학교 들은 20∼30%의 합격자를 내기도 고단하였다. 그러다가 1981년부터 대학입학학력고사로 명칭을 바꾸어 고등학교 전 과정을 골고루 평가하되 체력장 점수 20점을 포함 340점 만점으로 고입시험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정형화 되어 4지선다형 시험 점수를 이마에 붙이고 대학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는 대학의 자율성 침해, 학생들의 고등정신능력 평가의 제한 등 10년 내내 비판을 받아오다가 1993년부터 지금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시험)은 기본적 학업능력평가도구인 미국의 SAT와 응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ACT를 조합한 형태로 4지선다형의 다소 단편적 지식 평가로 폄훼되었던 대학입학학력고사 체제를 5지선다형 및 일부 주관식평가 형태로 시험문항 형식을 바꿔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 고등정신능력 평가 체제로 개선하려고 시도했고 실제적으로 그런 의도가 많이 반영되어 시행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국가고사들이 고작 10년 남짓 지속되다가 그 옷을 갈아입곤 했지만 수능시험은 그래도 20여년을 버티어 오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그 가치성 면에서 평가를 받을만하다 하겠다.

 

혹자들은 수능시험의 폐해를 설명하면서 단편 지식을 선다형 형태의 문항에 의존하여 평가하는 낮은 수준의 시험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평가문항의 형태와는 별개로 그 문항들이 담고 있는 내용들이 중요하다. 현행 수능시험의 평가내용은 세계 어떤 국가시험에 비해서도 그 가치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채택하는 SAT문항을 보면 단순한 어휘력 테스트에 그치거나 수학시험도 우리 고등학교 2학년의 기초수준의 문항을 그들 응시자들의 약 20% 정도만이 맞출 수 있는 등 문제해결력 이나 사고력 테스트에 우리 수능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수능을 대학에 어떻게 반영해 입시의 적정성을 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현재 대학입시는 수능시험 결과, 내신 및 비교과학교활동의 학교생활기록부, 대학별 면접시험결과 등을 정시, 수시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반영하는 입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참 좋은 방법이라 사료된다. 다만 형평성 및 교육과정 운영의 적정성의 범위에서 그 포션을 어떻게 두느냐의 황금분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일선 일반 고등학교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 피부로 느끼고 학생들을 지도해왔던 한 사람으로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6대4정도이면 적절할 것이고 수시는 학생부 종합과 교과전형을 5대5에서 10∼20%범위의 차이를 둘 수 있도록 대학에 맡기는 정도가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고등학교 교실은 다양성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토론과 질문이 살아 있는 수업이 전개되고 교사는 그 모습을 수시로 평가한다. 일찌감치 진로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여 그 길로 힘차게 나아간다. 따뜻한 인성을 키우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자신의 진로에 맞는 봉사활동이 꽃을 피우고 또한 진로에 적합한 독서활동이 학생들을 바쁘게 한다. 고등학교 시절 수능으로, 교과영역과 비교과 영역 등 학교생활로 눈코 뜰 새 없는 우리 학생들이 불쌍하다고 하지 말자.

 

그들은 그들의 청춘을 수능, 학교생활 중 자신에게 적절한 분야에 맞춤형으로 올인 하며 인생을 경주하는 것이다. 괜히 그들의 노력들이 필요 없는 고역이라고 자꾸 부추길 때 오히려 우리 젊은이들은 게으른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동아리 활동에서 자신들이 준비해온 토론자료 들을 내보이며 자신의 생각을 힘차게 주장하는 우리 아이들, 최근에 읽은 자신의 진로방향에 맞는 책을 자신 있게 소개하는 행복한 교실을 상상하며 우리 기성세대들이여 오히려 그들을 부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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