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가전제품에게도 애정의 눈길을

진용만 논산소방서 서장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17/12/05 [14:00]

[소통공간] 가전제품에게도 애정의 눈길을

진용만 논산소방서 서장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17/12/05 [14:00]

 

▲ 진용만 논산소방서 서장     © 논산계룡신문

 

인간 세상에 불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프로메테우스가 불의 아버지이다.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는 얀 코시에르가 그린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가 전시되어 있다.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줌으로써 인간에게 맨 처음 문명을 가르친 장본인이 그다. 불을 도둑맞은 제우스는 복수를 결심하고, 판도라라는 여성을 만들어 프로메테우스에게 보냈다. 이때 동생인 에피메테우스가 그녀를 아내로 삼았는데, 이로 인해 ‘판도라의 상자’ 사건이 일어나고, 인류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불을 훔친 죄로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 되면 간이 재생되어 다음날 다시 고통을 겪게 된다는 가슴 아픈 신화이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이 무엇일까 하면서 철학적 생각을 해냈다. 우리가 학교에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 = 물’이라고,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이라고 외웠다. ‘만물은 유전한다, 변화한다’고 주창했던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의 변화 근원은 불”로 보았다. 유전하는 만물의 배후에 부동의 근원인 불을 둔 것이다.

 

어쨌거나 인간사에서 불처럼 파란만장한 동인(動因)도 없는 거 같다. 신화 아닌 실제 역사에서, 예술 문학에서 무수히 등장하는 주인공이 불이다. 실생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가열하여서 익혀지는 먹거리들 볼 때마다, 신기하다 못해 가히 기적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 불은 신화 못지않은 기적이다.

 

현대로 들어와서 불은 전기(電氣)의 다른 이름 같기도 하다.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날이 추워지면서 심야전기, 전기장판, 전기난로..... 그런데 전기의 +, - 양극처럼 생활 속의 전기가 플러스쪽만은 아닐 때가 있다. 올 여름 전도 유망한 젊은이가 논산으로 귀농했다가 감전사를 당하는 비극이 보도되었다.

 

전기가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보름쯤 전, 채운면 모 양계장비닐하우스 7동이 전소되는 화재사고가 있었다. 하우스 건물은 물론 그 많은 닭들이 AI로 인한 폐사가 아니라, 거대한 통닭으로 뒤바뀐 사건이다. 내부 전기배선의 과전류, 과부하에 의해 합선되며 인접한 가연물에 착화 발생된 화재로 추정되었다. 손실액은 6천만 원에 달했다. 얼마 전에는 노성면에서 한식 목조인 농가주택 2채가 소실되는 사고가 생겼다. 집안에 있던 거주자는 방안에서 휴식 중 전등이 깜박거리다 전원이 나가고 방안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4천만여 원의 손실은 있었으나, 인명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었다. 화재감지기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셈인데, 올 봄에 노성농협이 전 조합원에게 화재감지기를 지원하였고, 소방서, 호암의용소방대, 노성영농회가 나서서 설치해준 덕분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난로나 온풍기, 전기장판 등 난방기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화재 발생 위험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편리하게 사용되는 난방용품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난방기구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인한 화재를 줄이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난방기구를 사용하기 전 전선이나 전열부에 먼지가 끼어 있으면 제거하고, 파손 또는 벗겨진 전선 피복은 없는지 확인한다.

 

2) 플러그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항상 뽑아두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문어발식 플러그 사용으로 과전류가 발생하여 화재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3) 전기매트는 짧은 시간에 가열되므로 외출시엔 반드시 끄며, 보관시 종이 접듯 접지 말아야 한다. 전기매트를 접을 경우 내부 열선이 꺾여 파손되거나 망가져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므로, 보관시에는 열선이 꺾이지 않도록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한다.

 

4) 석유난로는 불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주유하거나 이동하지 않는다. 전기난로 및 가스기구 등은 주변 가연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설치한다. 특히 커튼이나 가연물질이 난로에 닿지 않도록 각별 주의한다.

 

연말연시 우리는 날이 추워지면서 그간 무심했던 분들을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인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고마웠던 분들을 생각하고 인사도 나눈다. 그런 분들 중에 전기관련사업자들, 불철주야 화재를 소방관도 들어가면 좋겠다. 어디 사람뿐이랴, 우리가 수족처럼 부리는 자동차, 온갖 가전제품에게도 그윽한 애정의 눈길을 나누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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