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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민주주의로 포장되어 휘둘러지는 '지배와 군림'의 단면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라고 표현했던 것이 실은 '지배'였고, 행정이라고 부르던 것이 '군림'이었음 목격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논산시와 계룡시에서 시장에 출마하고자 하는 유력 정치인들에게서도 '지배와 군림'의 일단이 엿보인다.
견지망월(見指忘月) - 달 가리키는데 달은 쳐다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
본지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관련하여 논산시와 계룡시의 시장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언론사가 공표 또는 보도를 목적으로 하는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는,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의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의거하여 사전에 철저한 심의와 협의를 거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공표하게 되어 있다.
또한 조사지역 전체 유권자의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구성 비율 등을 기준으로 한 가중값 배율이 법이 정한 범위 내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본지에서 의뢰한 여론 조사 결과 논산시는 모든 비율이 기준치에 만족하였다. 그렇지만 계룡시는 20대 연령층의 응답율이 가중값 배율의 범위 내 도달하지 않아서 공표하지 못하게 되어, 이를 함께 실시한 본지로서는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를 본지 1월 24일자 제548호에 공표 후 자유한국당 백성현 출마예정자가 발행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앞으로 저는 여론조사에 포함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여론조사 권리를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1월 27일 오전 7시 57분)
13만 논산시민의 수장으로 8천억 원의 예산 집행을 자신하며 시장 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일개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속좁다 못해 안타깝게까지 느껴졌다.
그에 앞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대목이 있다. 시장에 출마하는 공인이 여론조사의 권리를 마치 본인 스스로가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지방선거에 앞서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여론 조사는 지역신문 본연의 책무인데, 이를 출마자 본인의 정치적 지배를 위한 수단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좀더 실감나게 말한다면, “논산시의 모든 귄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점을 대전제로 하면서, 선거 전은 물론 후에도 늘 염두(念頭)에 두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비단 시장 후보뿐만 아니라 시의회 후보 등 다른 후보들도 여론 조사가 나올 때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며 짧다길다 얘기하지 말고, 본질인 달을 보기 바란다. 민심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기 바라는 마음이다.
견문발검(見蚊拔劍) - 모기를 보고 칼을 뽑는다
자유한국당 이응우(배재대 객원교수) 계룡시장 출마예정자는 지난 25일 계룡시청 앞에서 '계룡시청 회의실에서의 시장 출마 기자회견'이 불허된 것에 대한 사유를 계룡시청에 물으며 최홍묵 계룡시장에 대해서는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중앙정치 무대로 옮겨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국회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국회는 정치를 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응우 출마예정자가 상징성 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싶었다면, 굳이 시청이 아닌 시의회에서 했어도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리는 격'으로 가뜩이나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심중인 출마후보자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계룡시의 과히 친절치 못한 답변을 정치적 이벤트로 승화할 빌미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각종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며 세간의 화제거리를 만들어 인지도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모르겠다.
민심의 흐름은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도 모를 일이다.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는 눈을 가리고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눈을 가리고 있음은 절대적 공평성을 의미하고, 저울은 죄의 값을 재는 기준을 상징한다. 그러나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는 여기까지다. 사람의 가슴 속에 있는 양심은 무게까지 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계룡시장 출마기자회견을 어디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룡시장에 왜 출마하는지? 어떤 인물 됨됨이인지 그러한 내용들을 궁금해하는 것이다.
4차산업시대를 맞이하여 이 시대의 최대 과제는 단연 개혁(改革)과 혁신(革新)이다. 개혁의 목표물은, 사람이 아닌 제도가 되어야 한다. 아무데서나 시도 때도 없이 칼을 뽑아서는 곤란하다. 계룡시민들은 진정한 개혁자와 돈키호테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자들임을 염두에 두는 현실 인식이 아쉽기만 한, 정치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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