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논산시의회, 갈지(之)자 걸음 이제라도 멈춰라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18/12/23 [22:54]

[소통공간] 논산시의회, 갈지(之)자 걸음 이제라도 멈춰라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18/12/23 [22:54]

전영주 발행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건너편에 ‘이문설렁탕’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1904년 개업하였으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랄 수 있는 이 곳은 115년간 한결같은 설렁탕맛을 유지하고 있다.

이집 설렁탕은 2017년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될 때 “큰 무쇠 안에서 사골을 17시간 고아 기름을 깔끔히 걷어내고 남은 뽀얗고 맑은 국물맛”이라는 평을 받았다. (빕 구르망: 미쉐린 가이드가 맛집으로 선정한 식당에 부여하는 등급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맛을 두루 갖춘 곳을 지정한다) 즉, 사골과 고기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만약에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하여 MSG와 같은 첨가물을 넣었다면 잠시 설렁탕 맛은 좋아졌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재와 같은 백년 역사의 이문설렁탕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세상만사도 매한가지이다. 1776년 정조가 보위에 오르자, 정조를 옹립한 홍국영에게서 모든 권력이 나왔다. 29세의 홍국영은 도승지와 훈련대장에 금위대장까지 겸직했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3년 뒤에 실각을 해야 했다. 그의 오만함이 도를 넘어섰기에, 진즉부터 예견된 자업자득이었다.

백년의 이문설렁탕과 같이 한결같기 위해서는 “아무리 총명하고 재능이 뛰어나도 근면함만 못하고, 지혜와 꾀가 아무리 많아도 인내만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과 바다가 오염된 모든 것을 ‘바다’들이고, 산과 숲이 더러운 모든 것을 감싸고 정화시켜 주듯이, 옥이 흠집을 포용하듯, 훌륭한 지도자는 끌어안고 관용하는 자연법과 천리(天理)를 깨우쳐야 할 것이다.

■네 갈래 꼬여온 논산시의회

논산시의회는 제198회 제2차 정례회를 지난 11월 26일(월) ~ 12월 21일(금)까지 26일간 진행하였다.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이 때는 조례안 및 일반안건 심의,  201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 승인,  2018년도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및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 승인,  2018년도 논산시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승인을 하는 요식적인 본회의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그날 논산시의회의 스텝은 꼬일 대로 꼬이고 말았다. 본회의장에서 김진호 의장이 모든 안건에 대해 원안대로 방망이를 두드려 나갔다. 그러다가 2019년도 예산안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예산안 처리에 불만을 표시하며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하였다.

김진호 의장이 정회한 표면적인 이유는, 도시재생과 도시계획 사업과 관련해 도비 2억 5천만원과 도의원의 시설개선 예산에 대한 도비 배정이 불합리하여 해당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본인이 요청한 예산 두 건이 삭감되어서다. 즉, 민주평통 평양 방문 예산 3천만원과 부창동 마을자치 예산 1억 5천이 삭감되자, 의원들에 대한 섭섭함을 원초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특히 같은 민주당의원들에게로 향하는 서운함이었다.

이는, 논산시의회 소통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해프닝으로서,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진즉부터 예견된 시한폭탄이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새로운 논산시의회가 개원하면서부터 스텝은 꼬이기 시작했다.첫 번째 꼬인 스텝은 6개월짜리 의회사무국장이다. 사령장받는 날부터 퇴직할 날만 거꾸로 세어가던 말년의 4급 서기관이, 과연 의원과 직원들 이름이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꼬인 스텝은, 의정팀의 업무능력이다. 신임팀장과 신임주무관이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의회사무국은 지리멸렬 모양새였다. 마치도 모택동에게 쫒기는 장개석 군대의 갈지자 걸음 같았다.

세 번째 꼬인 스텝은, 초선의원을 운영위원장으로 앉힌 것이다. 김진호 의장과 친분이 두터워 초선임에도 운영위원장 자리를 꿰어찼을지 모르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헛발질하는 초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가장 결정적으로 꼬인 스텝은, 김진호 의장의 불통과 고집이다.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예산심의를 할 때 김의장은 회의장에 들어오거나 예산편성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심의 의원들은 이구동성, 입을 모으고 있다. 의장과 의원간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보지 않고 수직적 상하관계로 여기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오만으로, 김진호 의장의 제왕적 권위주의가 정점을 찍은 모양새이다. 자살골 자초하고서는 그 책임을 동료들에게 돌리고 있으니 실로 점입가경이다.

■심유이병 (心有二病)

옥신각신 끝에 11시간 지나서 일부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1일 오후 9시, 2018년 제3회 추경 예산과 기금운용 계획안만 통과시킨 후 제198회 정례회가 자동 산회되고 말았다. 이로써 논산시의회 개원 이래, 익년도 예산 처리가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심유이병 (心有二病), 마음에는 두 가지 병이 있다는 말이다. 유심지병(有心之病)은 “자넨 생각이 너무 많아, 안 해도 될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다”는 의미이다. “자넨 도대체 생각이 있나 없나?” 이런 소리를 듣는다면 무심지병(無心之病)에 걸린 사람이다.

이 두 가지 병이 서로 다른 것 같지만, 기실 그 병이 생기는 근원은 같다. 다산은 “공적인 일인지 사적인 욕심인지를 살펴 마음의 균형을 유지할 때, 두 가지 마음의 병이 사라진다”고 갈파하였다.  걸림돌도 딛고 올라서면 디딤돌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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