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관촉사 혜광 주지스님

“반야산 관촉사는 종교 이전에 역사문화로 접근해야”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21/08/10 [15:55]

[표지초대석] 관촉사 혜광 주지스님

“반야산 관촉사는 종교 이전에 역사문화로 접근해야”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21/08/10 [15:55]

|표지초대석| 관촉사 혜광 주지스님  

“반야산 관촉사는 종교 이전에 역사문화로 접근해야”

 

 

 

“외국에서 바이어나 VIP가 오면 그 지역 유명 산사로 안내합니다. 불교를 접하게끔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것들을 알리고자 함이죠.” 올해 관촉사 주지로 연임받은 혜광 스님의 이야기는 차분하다. “우리의 역사문화, 자연경관 등 여러 가지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최적지가 사찰입니다. 한국의 이미지를 가장 인상 깊게 심어줄 수 있는 곳이어서죠.” 

기자가 관촉사를 방문한 날, 두 참배객을 만났다. “서울에서 왔는데, 출렁다리 보기 전 미륵불 먼저 보는 게 예의 같아서 들렀어요.” 외국 여인도 보였다. “베트남에서 시집 왔어요. 공주 신관동 사는데, 마음의 평안과 가정의 복을 빌러 왔어요.” 무더운 날, 그녀의 두 손에는 과일이 한 박스 가득 들려 있었다. 

관촉사는 타지사람들이 더 찾는 분위기다. 2018년 은진미륵은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란 이름으로 국보 제323호로 승격되었다. 1963년 보물 218호로 지정된 지 55년 만의 승격이다. 다음해 은진미륵 국보 1주년 기념으로 ‘관촉사 효잔치 및 힐링음악회’가 열렸다. 그해 영산대제도 열렸다. 인근 부여, 공주에서 매년 열리는 호국영령제가 관촉사에서 3년 전 한 번만 열렸다. “대한민국에서 나라 위해 싸우다가 가장 많이 죽은 곳이 논산입니다. 계백 결사대, 왕건과 견훤의 전투, 동학군 집결지이자 최후 항전지인 대둔산은 6·25 휴전 후에도 전투가 끝나지 않았고....”

이렇게 나열해가는 혜광 스님은 얼핏 논산사람 같지만, 경상도쪽이다. 스님은 작년 12월  ‘2020 교정교화전법단 표창장 수여식’에서 최고상인 조계종 총무원장상을 수상했다. 스님은 1995년 경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위촉되면서 2010년에는 포항교도소로 활동폭을 넓혀갔다. 영치금 지원, 음악회 같은 것도 하다 보니 사비가 꽤 드는 활동이다. 포항경실련 공동대표, 법무무교정위원으로 활동중인 스님은 지난 4월 대구경북지역시민공익연대를 출범시킨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관촉사 주변 경관은 논산시의 얼굴

 

“논산과는 어떻게 연을 맺었는지요?” 질문에, 그 답도 이삼십 년쯤 전으로 올라간다. 당시 조계종에서 관촉사 주지스님 모시고 총무 소임한 게 연이 되어 충청도 몇 번 오가다가 2005년에는 관촉사 주지가 되었다. 2017년 다시 왔고, 올해 연임이 된 상황이다. 포교 못지않게 사회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그의 눈에 논산은 할 일이 엄청 많은 곳이다. 반야산 관촉사는, 깊은 산속이 아닌 시내권이다. 현재 관촉사의 신행단체로는 가릉빈가합창단, 봉사단체 미륵회, 요가불자회, 다도교실 선다회가 있다. “논산역에서 관광객들을 단체로 모시고 와요. 그때 저는 차 강의를 합니다. 차를 마시노라면 심신이 안정되면서 수양이 되거든요.” 법문보다 생활 속의 수행, 마음수련을 중요시하는 듯싶다. 

“논산이 가끔 경상도 지역과 비교될 때가 있어요. 다른 데는 작은 것도 봉대하는 판에 논산은 위대한 것들마저 방치하거나 사장시키는 거 같아서요.” 목청 높아지는 스님은 논산제1경 은진미륵의 주변경관사업 필요성을 역설한다. “지역 브랜드화된 갓바위도 그렇고요 경주 보문단지가 세계적 관광단지가 저절로 됐겠어요? 전통문화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만큼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죠. 저는 그곳에서 3대가 함께하는 전통문화제, 벚꽃마라톤대회, 사진대회 같은 걸 해왔어요. 내가 창립한 포항언론불자회 중 프레시안에서는 올해 드론축구대회도 준비중이더군요.”

대개 비교(比較)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관촉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만하다. 미륵불은 동양최대요 국보로까지 승격되었지만, 초입인 관촉사 밑의 동네는 사찰 분위기나 관광지 분위기가 영 아니어서다. 멀쩡하던 연꽃밭도 사라졌고 사찰음식점이나 한옥 같은 건축물 한 채 없이, 말로만 논산제1경이다. 주차장에서 관촉사로 들어오는 길의 특색 없는 가로수도 사찰돈으로 관리하고, 일주문도 길 한복판이어서 ‘저게 뭔가’ 싶은 어정쩡 스탠스다. 계단 오르고 해탈문 통과하여 경내 흙을 밟아야만 비로소 “여기가 절이구나” 싶다. 

논산역에서 내려 은진사거리에서부터 관촉사로 들어오는 벚꽃 십리길은 대한민국 어느 벚꽃거리 못지않다. 벚꽃 만개한 후의 구푸러진 나무 등줄기도 걸출하여 수천년 논산의 풍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싶다. “농사 짓기 전이니까 주변 논도 좀 빌리고 하여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좀 많아요?.....은진미륵불 산사음악회로 해서 피날레하는 논산의 벚꽃축제는, 운영하기에 따라서 논산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올려줄 수 있을 거라 봐요.” 

바야흐로, 탑정호 출렁다리가 전국 명소로 부상중이다. 그러나 동양 최장의 다리 하나만 내세워서는 한계가 드러나게 마련ㅜ 논산에는 동양최대의 미륵불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돈암서원이 있다. 이들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연결시키려 할 때, 그 허브 최적지가 어디일까? 탑정호 관문으로서는 물론, 쌍계사와 개태사와의 3사순례지로서 관촉사의 입지는 최적하다.  

 

 

 

 

주지스님이 짚는 관촉사의 주요 맥락

 

근래 관촉사는 110여 평 규모의 ‘힐링선(禪)센터’를 추진중이다. 전통문화 강좌와 템플스테이 등 다목적 공간이다. 문화재청에서는 미륵불 복원작업중이다. 미륵불 옆의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등재 가능성이 높다. 바닷가에서는 흔한 주상절리가 산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다. 기자는 이 바위에 사는 수리부엉이를 근접 촬영했는데, 그들 눈이 상서롭기 그지없다. 

은진미륵의 엄마로 불리는 비로자나불도 경내 이전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10월의 마지막 밤은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위무하기 위한 산사음악회로, 유튜브 중계도 염두에 두면서 준비중이다. ‘고속도로 퀸’으로 불리는 김란영 앨범 속에는 대중가요풍의 찬불가요 ‘관촉사’도 들어 있다. 

“주심제복(注心臍腹)은 ‘마음을 단전(배꼽)에 집중시키라’는 말입니다. 4통8달 논산은 대한민국의 중심지잖아요? 천혜의 보고인 논산이 태고때부터 품어온 가치에 눈 뜨면 좋겠어요. 논산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단전임을 감지하고 그런 애정으로 시정을 펼치고, 시민들도 주체적으로 나설 때 논산은 명실공히 동양최대가 될 겁니다. 우리 은진 미륵불은 희망의 미래, 미륵입니다.” 경내 현수막 하단의 작은 글씨 <은진미륵불 ‘꿈이 이루어지는 절’>은 관촉사 주지스님이 응축한 관촉사의 요체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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