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7일 주요당직자 회의석상에서 이번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였다. 그 하나는, 이번 선거가 지난 2002년 대선과 전율할 만큼 판박이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과거 정권세력을 선택하게 한 것은 오는 2013년 대선에서는 보수정권이 진보좌파정권으로 다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앞의 것은 일방적으로 독주해온 현 정권과 여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 심리가 발동됐다는 것이고, 뒤의 것은 이 정권과 집권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세력 전체의 문제라고 읽은 것이다. 크게 보아 틀린 진단은 아닌 것 같다. 6.2지방선거에서 충청을 기반으로 해온 자유선진당이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패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고 속 터지는 일임을 그는 이렇게 애둘러 표현했다. 결코 져서는 안 될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일 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중앙당 선대본부가 충청지역 유세에만 다걸기 할 수 없었던 반면,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중앙선대본부는 서울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충청권, 그것도 충남과 대전 유세에 전념하다시피 했던 결과에 아연,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을 일이다. 자유선진당 패배, 혹은 민주당 승리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동안 세종시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온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충청권에서 폭발했다는 점은 부동의 사실.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충남 유권자가 민주당을 선택한 것은 현 정권에 대한 응징과 견제의 방법으로 현 정권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 정권의 친노(親盧)세력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름 설득력 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응징과 견제의 의미가 있을 뿐이지 민주당에 대한 신임의 의미는 없다며 의미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 근거로, 충남의 기초단체장 16곳 중 선진당이 7곳인데 반해 민주당은 단지 2곳을 차지했을 뿐이고, 충남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선진당은 44.4%를 차지한 반면 민주당은 단지 18.6%를 차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대전의 경우는 시장 외 5개 기초단체장 중 자유선진당이 3곳을 차지한 데 반해 민주당은 단지 1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고도 했다. 하지만 선진당의 이번 선거전 결과는 그런 변명 아닌 변명으로 모두 설명될 게 아니다. ‘영입파’인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의 득표력은 이미 선거 개시 전부터 줄곧 현직 시장을 월등히 앞질러 왔던 터라 실제로 선진당이 ‘한 게 없다’는 지적 앞에는 또다시 변명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박상돈 후보 쪽에서 막판 선거전략으로 잠시 내세웠던 ‘박해춘 찍으면 안희정 된다’는 구호가 현실화 됐다는 넉두리도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박해춘 후보가 17.8%를 얻는 바람에 자신들의 보수쪽 표가 깎인 것이란 얘기다. 언제고 그렇듯, 선거에서는 1대2의 싸움에서는 표를 나눠먹는 쪽이 지게 돼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그 같은 변명 모두를 다 받아준다고 하더라도 그 쪽 사정을 어느 정도 잘 아는 나로서는 다른 생각이 자꾸 든다. 가령, 선진당이, 박상돈 후보 쪽이 지난 두어 번의 선거에서의 승리에 도취돼 어느새 오만해있지 않았나, 그래서 패한 게 아닌가 싶다. 선거든, 인생이든 늘 조신하면서 스스로 오만하지 않도록 힘쓸 일이다.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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