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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초대석] 38년생 범띠 松山 전일갑 옹 논산을 신명나게 그리는 시·서·화가 ‘참새할아버지’
지난해 12월 23일, 논산문화원에서는 두 명의 출판기념회가 동시에 열렸다. 하나는 송산 전일갑 시화집 『해는 서산 너머로』이고, 다른 하나는 다정 유성한 동시집 『고슴도치』다. 나이 차이가 약간 나는 논산 두 작가의 우정은 질기디 질기다. 둘 다 고령임에도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식사를 하며 반주로 목넘김 ‘목운동’을 즐긴다. 그 자리에는 늘 건양대 김승종 대우교수나 공무원출신 이근하 씨가 합석하여 중심을 잡아주는데, 그런 지 어언 4반세기도 넘었다. 호형호제 두 작가는 그림자처럼 움직인다. 문화원 시창작반을 함께 다니면서, 시를 모아모아 둘이 한꺼번에 내기로 하였다. 버스정류장에 책 비치하는 일도 의기투합하여 하나는 동신아파트에, 하나는 홈플러스쪽 정류장에 간이책방을 만든 장본인들이다. 문화원에서 개강한 마술교실도 2년간 다니면서 함께 자격증을 땄다. 건양대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 낼 때도 늘 보조를 같이해왔다. 동생의 동시집 “고슴도치” 표지화는 형님이 그렸다. 그런데 고슴도치가 아니다. 참새다. 참새할아버지인 전일갑 화백의 작품이 표지화로 등극한 것인데, 이제부터는 이야기를 참새쪽으로만 몰고가야겠다. “범 내려간다~♬~” 구정을 앞둔 표지인물로 범띠가 등장해야 하므로!^ 호랑이띠로 1938년생인 전일갑 옹은 올해 85세다. 언제 어디서나 익살꾼인 그는, 5장 6보 외에 유머주머니 하나를 더 차고 다니는 모양이다. 3년 전 전시한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육학년 이십일반>이라는 제목의 시 하반부다. 이번 시화집의 전반부는 시와 산문, 생활문 등이며 하반부는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민화, 수묵화, 서예, 도자기.... 어찌 보면 그의 학구열은 늦바람이다. 58세 때인 1995년 건양대평생교육원 1기 교육생으로 입학하여 15년 동안 회화를 비롯, 컴퓨터, 상담학 등 각종 공부를 섭렵한다. 1998년도부터는 충남평생교육원 민화반을 다니면서 5년쯤 후에는 김혜경 작가가 지도하는 수묵화반도 들어갔다. 지금은 코로나로 쉬고 있지만, 실버도예교실도 꽤 오래 다닌 먹골의 도공이다. 2015년부터는 문화원에서 하는 시 창작반에 들어갔고, 해리포터처럼 마술학교도 다녔다.
일취월장 늘어나는 8방미인 실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전시회가 소원이었다. 2009년 초파일 반야산 등산로에다 빨래줄 걸고 집게로 찝어 전시회를 열었다. 달력 뒷장에다가 부지런히 그린 민화 50여 점이었다. 그 그림 대부분은 참새였고, 이번 시화집 삽화 역시 걸핏하면 참새 도배다. 시민의 날 아이들에게 참새 그려주는 재능봉사를 하다보니 ‘참새 할아버지’라는 별명이 달렸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참새를 그리고 있었다. “허구한 날 왜 참새만 그리세요?” “몰라, 그냥 꽂혔어!” 하긴, 사랑에 무슨 이유나 토가 달리랴? “좋은 걸 어떡해”이다싶다. “요건 뽀뽀하기 직전이고, 얘네 둘은 이혼하려나 봐ㅜ” 그 특유의 익살이 어디 가랴? 참새를 통하여 고된 인생살이를 풀어내려나 보다~~~ 23일 논산문화원 출판기념회는 끝났지만 로비에서 펼쳐진 미술작품전은 일주일 지속되었다. 그걸로 성이 안 찼던 노익장은, 조만간 본격적인 전시회를 열고 싶은 마음에 안달이다. 이번에는 논산땅의 참새들을 죄다 불러 ‘참새특별전’이다. 참새 하면 떠오르는 게 방앗간이어서 ‘참새방앗간’이라는 상호도 있다. 참새 하면 수다이지 않은가? 그의 사회적 수다 활동은 어려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6·25때 멋쟁이인 좌익아버지에게서 악보 없이 기타를 배웠다. 음주가무에서 수준급인 연주와 노래실력은 문예, 시로 번져나갔다. 2005년 펴낸 첫문집 “늦깎이”는 매년 발행, 5집까지 펴냈다. 2007년에는 7순기념 “야생화”를, 2011년에는 논중3우회 문집을 펴냈다. 여기에는 본인의 가족사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의 당시 발자취가 알알 박혀 있다. 결과적으로 논산의 소중한 역사서이다. 논산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참새할아버지 내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은, 지면상 “놀뫼신문” 인터넷판으로 이어진다.
- 이진영 기자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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