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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치른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우선 당선인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를 드린다. 이번 선거는 다 아시다시피 역대 대통령 선거 중 0.7%밖에 되지 않는 가장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초박빙의 선거였다. 그 결과가 보여주듯 이긴 쪽은 드라마틱했고, 진 쪽은 패닉 상태다. 이는 대선 전 유세기간 내내 이어진 상호 네거티브와 폭로와 고발이 끝도 없이 이어질 때부터 예견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만큼 비호감 선거였고 진창 그 자체였다. 국민들은 좋으나 싫으나 수개월 동안 그것을 듣고 봐야만 했으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했다. 그래서 모두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웬걸, 서로의 비호감은 결국 진영 간 세 결집으로 이어졌고, 이는 우리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투표로 이어져 사전선거는 유례 없이 높은 투표율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도, 마지막도 진심어린 국민통합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렇게 끝난 이번 선거의 상처와 후유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깊고 오래 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첫째도 국민통합, 둘째도 국민통합, 셋째도 국민통합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서 새 대통령으로 해야 할 일은 많을 것이다.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우리 사회에 드러난 양극화와 불평등의 민낯, 그리고 무엇보다 침제된 경제, 특히 부동산 문제와 청년 일자리 문제까지 산적해 있다. 거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거진 외교와 안보 문제,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기후위기(氣候危機)와 4차 산업혁명으로의 디지털 전환 등 차기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는 실로 많다. 이렇듯 경제도 중요하고 외교안보도 중요하고, 환경도 중요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국민통합일 것이다. 선거로 갈라진 서로의 마음을 잇는 정서적 통합, 그것 없이는 반쪽짜리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유세 기간 동안 모든 후보들이 각각 수많은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아마 그것을 눈여겨보고 또 귀담아 들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또 그랬던들, 후보 간의 차이도 잘 모르겠고 그러하니 기억에 남는 공약도 별로 없다. 그러나 서로 비난하고 헐뜯고 폭로하고 심지어는 비아냥대었던 조롱의 말들은 국민들 머릿속에 아마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며 자칫 가슴에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이는 결국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를 혐오하게 되고 나아가 국민을 두 진영으로 갈라지게 만드는 꼴이 되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얼마나 큰 손실인가! 나라를 이렇게 둘로 갈라놓은 것은 우리 국민이 아니라 거대 양 정당이고 정치인들이다. 그러니 새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과 모든 정치인들이 책임지고 둘로 갈라진 국민을 통합해 놓아야만 한다. 이러기 위해 먼저 정치 풍토를 바꿀 수 있는 선거제도부터 개혁해야 한다. 거대 양당이 독식하는 현재의 선거제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또한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현 정치 구조도 바꾸어야 한다. 매번 대통령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왔지만 막상 권력을 잡으면 언제 그랬냐 싶게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번에는 필요하면 개헌을 해서라도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다.
실언성 발언은 거두어 가면서
입으로 하는 통합, 슬로건뿐인 통합은 공허할 뿐이다. 항상 그랬다. 정치도 인간이 하는 것이니 우리 인간의 한계인 감정을 넘는 일은 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그럴 의지가 분명하다면 법과 제도를 바꾸면 된다. 진정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정치 풍토를 개혁하는 법과 제도가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래야만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이번에는 남녀 갈등까지, 이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진정 온 국민이 통합되는 아름다운 정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은 이것부터 실행해서 이제는 갈라치기 정치가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해주길 바란다. 가장 시급한 국민통합에 이어 한 가지만 더 바란다면, 유세 기간 중 발언했던 ‘사드 추가배치’나 ‘선제타격’과 같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실언성 발언들은 즉시 거두어주기 바란다. 물론 세 결집을 위해 했던 별 거 아닌 무리한 발언이라고는 생각되지만, 이제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그런 내지르기 발언은 농담이라도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지도자로서의 신뢰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드리며, 모든 국민들이 통합되어 우리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지도록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가 힘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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