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시민들의 공복(公僕)인가, 아니면 상전인가? 최근 계룡시 ‘공공시설사업소’에서 “본인의 업무가 바쁘고, 결재를 올리는 일이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민원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런 일은 공무원의 직무유기에도 해당할 수 있기에, 본지가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계룡시 ‘기획공연 유치’ 및 ‘연극day’ 기치
계룡시 공공시설사업소는 우수한 문화예술 공연을 유치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예술 발전 도모를 2022년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준 높은 ‘기획공연 유치’ 및 ‘연극-day’ 운영으로 시민 만족도를 제고하겠다는 추진계획을 연초 발표했다. 공공시설사업소는 테마 계절별 특성을 반영하여 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뮤지컬, 콘서트, 연극 등 다채로운 장르의 우수공연을 올해 총 8회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공모 및 우수 공연작품 유치를 통해 검증받은 순수예술 공연 유치를 위해 총 3억3천7백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한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을 연극-day로 지정·운영하기 위해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로써 계룡문화예술의전당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대중적인 우수 공연 유치로 지역 문화·예술 진흥은 물론 시민의 문화향유권 신장을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논산에서 <극단 처용>을 운영하는 장ㅇㅇ 연극배우는 지난 3월 10일 공공시설사업소의 김세겸 소장을 방문하였다. 방문 사유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유통 협력 사업”에 공모할 때 필요한 “공연장 대관업무 협약서”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매년 우수 공연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지방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극단 처용’은 논산의 아트센터와 계룡의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의 2022년 공연을 기획하였다. 이 프로그램이 선정되면 논산시와 계룡시는 별도의 비용 없이 양질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극단처용의 프로그램은 위안부 문제를 다룬 공연으로 관내 중학생들과 함께 꾸미도록 기획되어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호평을 받고 있다.
‘시민이 시민에게 양질 공연 제공하겠다’는데
해당 공연이 ‘창제작유통 협력사업’에 선정되면 가을에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4회 공연이 무료로 펼쳐진다. 계룡시는 해당 공연을 위해 “공연장을 제공하겠다”는 협약서를 체결하는 내용이다. 이와 같은 설명을 들은 김세겸 소장은 담당 주무관을 소개해 주며 ‘좋은 프로그램이니 주무관과 소통하여 적극 추진하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장 대표는 담당 주무관과 미팅 후, 주무관이 ‘차후에 연락을 주겠다’는 대답을 받고 자리를 떠났다. 4일이 지난 3월 14일 오전 담당 주무관에게 연락해 보니, “안녕하세요. 저희가 이번에 방방곡곡 제작 공모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번 협력사업은 추진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라는 답변이 왔다. 이에 장 대표는 주무관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여 “방방곡곡 지원사업과 이번 협력 업무는 전혀 관계성도 없을 뿐더러 모든 준비는 우리 쪽에서 할테니 공연장 대관 협력 업무만 진행해 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그러자 해당 주무관은 “이번 협력사업 주최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담당자 연락처를 보내주면 통화해 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여, 곧바로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사업본부 공연예술유통팀 담당자번호를 알려줬다. 오후에 다시 연락을 해 “예술경영지원센터 담당자와 통화를 하였냐?"고 묻자, "아직 담당자에게 연락을 안했다”고 하며 “차후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만 하였다. 그리고 퇴근 무렵 주무관은 “이번 지원사업은 본인의 방방곡곡업무가 너무 많아서 안 될 거 같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렇듯 해당 주무관은 처음부터 해당 업무의 거부의사 외에는 어떤 생각도 없는 듯하였다. 그로부터 4일 후인 3월 18일 오후, 평소 알고 지내던 한국연예인협회 계룡시지회장과 함께 이 사업을 다시 요청하기 위해 공공시설사업소를 재차 방문하였다. 당시 주무관은 “본인의 업무가 너무 바쁘고, 결재를 올리는 일도 번거롭다”고 이야기였다. 연예인협회 계룡시지회장과 장 대표는 “주무관은 결재만 올리고 모든 업무는 신청단체에서 처리할 것이니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해당 주무관은 “팀장과 논의해서 다시 연락을 주겠다”며 자리를 마무리하고 퇴근했다. 그 후론 어떤 연락과 답변도 없었다. 3월 21일 이런 사실을 인지한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주무관은 “그걸 내가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본인이 그 자리에서 근무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는 듯했다. 그에게는 모든 민원인이 다 불편하고 모든 공무가 모두 짜증스럽기만 한 듯했다. 해당 주무관은 3월 22일 휴가를 갔다. 그리고 담당 팀장은 오후에 찾아온 극단 처용 장 대표에게 "업무 방해"니, "서너번 찾아와서 도장을 못 받았으면, 도장 받을때까지 더 찾아와 빌었어야지" 등의 발언을 하고서야 협약서에 도장을 찍어 줬다. 김세겸 소장은 전화 통화에서 "차후 상황을 파악해 보니 민원인이 협약서와 확인서 등의 서류를 정확하게 갖춰 오지 않아서 담당자가 무슨 내용인지 파악이 안되어 업무가 지연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부진정 부작위범 ‘부정 직무’ 행위
[직무유기]는 공무원의 부정 직무에 관한 죄목에 해당되는 용어다.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형법 122조에 규정되어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직무유기는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무수행을 거부한다는 것은 능동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불문하고 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직무유기에 있어서 ‘부진정 부작위범’이란 “어떤 사람을 직접 행위를 해서 다치게 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다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을 밀어서 물에 빠뜨려 다치게 한 죄(작위범)와 물에 빠진 사람을 쉽게 구조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다치게 한 것(부작위범)은 결과적으로 같은 법익의 침해를 가져왔으므로 “두 행위는 같다”는 것이다. 계룡문화예술의전당은 시민들에게 질 좋은 문화예술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2년 BTL(민간투자공공사업)사업으로 준공되어 2011년부터 2031년까지 20년간 595억 여원을 임대료와 운영비로 계룡건설에 지불해야한다.(2021년 27억4천만원 지급) 계룡문화예술의전당은 남도의 유배지도 아니고, 온천의 휴양지도 아니다. 해당 공무원의 업무가 얼마나 많고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런 얘기가 가끔 들릴 때마다 찌그러진 철밥통이 모여 있는 철지난 휴양지로 전락해 버린 거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예술의전당을 볼 때마다 주민이요 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의 기운보다 애석한 마음이 더 든다. 예술은 창조행위요 예술담당업무는 적극행정이어도 시원찮을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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