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과 137초만에 다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또다시, 잠깐의 환희에 이은 정적, 그리고 긴 낙담 그것이었다. 이번엔 러시아에서 들여 온 로켓 1단의 폭발 때문에 나로호가 우주로 향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25일 1차 발사에 이어 10일 오후 5시 1분 2차 발사에 나섰지만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나로우주센터 현장 연구진은 나로호가 힘차게 하늘로 향하자 가슴 조리며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나 발사 후 137초가 경과된 발사시퀀스 초기단계에서 '통신 두절' '나로호 추락'이라는 비관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온 국민들도 곳곳에 모여 머나먼 우주로 날아갈 나로호를 상상하며 성공을 기원하며 지켜보았으나 실패로 확인되자 상심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엔 애꿎은 ‘통신 두절’이 문제였으나 최종 당국 발표로는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1차 나로호 발사가 '페어링 미분리'가 실패한 원인이었던 데 반해 2차 발사는 1단 로켓 엔진 폭발이 원인이었다. 어쨌든 우리는 나로호 사업에서 두 번 모두 실패를 맞봐야 했다. 나로호 발사가 실패하자 무리한 발사 강행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적 보완조치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시간에 쫓긴 정부 당국이 발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인데,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당국자들에게 책임이 있다면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7일 나로호 기립 과정에서 '전기신호 불안정 현상'이 나타나 5시간 이상 기립과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생겼고, 이어 바로 다음 날 발사를 3시간여 앞둔 상황에서 소화장치 오작동이 발생, 발사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와 항우연은 사고가 발생하자 '한-러 기술진과 검토를 거쳐 모든 상황이 정상상황으로 확인됐으며 발사 운용을 시작한다'고 발사 재시도를 결정했다. 일부에서는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정부는 문제를 완전 해소했다며 발사 강행 입장을 유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련의 발사 중단·지연 문제들이 나로호가 중요 임무를 수행하기도 전에 공중에서 폭발하는 실패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우리는 실패했다. 이미 발사에 성공한 다른 나라들의 송공률이 낮다고 해서 위로가 될 것은 아니다. 막대한 예산이 순식간에 날아간 것도 아깝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어야만 할까? 이 실패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없으면 인간은 발전이 없는 법이다. 우리보다 우주산업에서 앞서고 있는 일본 중국 등이 이를 어떻게 볼까 하며 수치심과 자괴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그들이 우리의 우주산업을 책임져줄 것도 아니고, 우리가 잘했다고 박수를 쳐줄 수는 있어도 우리의 실패를 애석해하며 도와줄 것도 아니면 말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우리들 스스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을 기약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대왕 시절 우주 천문학의 거두 장영실선생이 실패를 두려워했다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그것이 또 다른 도전을 낳는다. 도전없이 성취도 없다. 흔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도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피하지 말자. 몇 번의 실패가 앞으로 더 기다리고 있을 지라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아홉 번 실패를 하더라도 마지막 한 번 성공하면 그 실패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사전오기(四顚五起) 백절불굴(百折不屈) 정신이면 못할 것도 없다. 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보자. 더욱 힘을 받아, 연구에 더욱 매진하길 기대한다. 나로호가 먼 우주로 쏘아 올려져 제 궤도를 돌기 시작하는 날 환희 웃을 그들을 상상하면서.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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