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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耳順)의 '문학소녀'
학창시절 국어를 유난히 좋아해 달과 별과 꽃과 바람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치는 것이 없었던 문학소녀가 어느덧 이순(耳順)의 시 낭송인이 되어 삶의 희노애락을 노래하고 있다. 그녀의 시 낭송 원칙은 사랑과 이별, 환희와 슬픔 등 시인의 내면을 공감하며 시를 읊는 것이다. 그렇게 '원작 시인의 마음을 품는 공감력'이 내재하기 때문에 그녀의 시 낭송에 '남다른 울림'이 있었던 이유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나이 60세, 즉 이순(耳順)이 되면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그녀는 이미 지천명(知天命)에 이순(耳順)의 이치를 터득한 모양새다. 본래 김봉숙 회장은 서예가 출신이다. 2004년 한국서가협회 대전‧충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초대작가 반열에 올랐고, 2012년 대한민국서도협회 국전 한글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서예를 하다가 10여 년 전 우연히 시낭송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2017년 광주 빛고을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신석정의 시 '곡창의 신화'로 대상을 수상했다. 김 회장은 “조선의 여성 시인 허난설헌(본명 허초희)의 시를 좋아하며, 특히 '감우'를 애송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렇게도 향기럽더니/ 가을바람 한번 헤치고 지나가니 슾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김봉숙 회장은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은 사회활동이 자유로워 문재를 뽐내는 것이 가능하던 황진이 같은 기생도 아니었고, 신사임당처럼 부덕을 상징하는 여인도 아니었다”며, “오로지 자신의 시로서 그 이름을 남겨, 훗날 그녀의 시가 많은 문인과 지식인들에게 격찬을 받으며 애송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으니, 여자로 태어난 것과 조선에서 태어난 것 하필이면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이니...>라는 시는 27살에 생을 마감한 허난설헌의 불행한 삶의 비통함을 읊은 시로 언제나 가슴을 애틋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최근 들어서는 “권선옥 시인(현 논산문화원장)의 시가 본인의 감성에 잘 맞는다”며, “특히, <비단강 흘러 이리로 오네>라는 우리 금강을 노래한 시의 매력에 흠뿍 빠져들어 애송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을 묻자, 30여 명 되는 시낭송회 회원들과 단합해, “전국규모의 시낭송대회를 꼭 논산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그녀의 각오가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그녀의 결기를 보니 올해에는 '전국에서 내놓으라는 시낭송가들이 논산에 모두 모일 것 같다'는 기쁜 소식이 곧 전해질 것 같다.
- 이정민 기자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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