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최악의 산불, 결코 우연이 아니다”기후위기와 부주의가 만든 재앙…‘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로 안전을 지키다
“그날, 바람이 불을 키웠다” 2025년 3월 22일, 평범한 봄날로 시작된 하루는 곧 대재앙의 서막이 되었다. 경북 산청과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 번져 초대형 산불로 확산되었다. 충남소방본부 화재대응조사팀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단일 재난으로는 역대급 피해를 남기며, 4월 1일 기준 사망자 30명, 부상자 43명, 피해면적 47,018㏊라는 끔찍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논산시 전체 면적의 8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산불은 ‘사회재난’이라는 말로 치부되기에는 인간의 책임이 너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 기후위기 + 인간의 실수 = ‘피할 수 있었던 재난’
산불 발생 당시, 초속 30m에 육박하는 돌풍이 발생하면서 불씨가 2km 이상 날아가 여러 지역에 화마를 안겼다. 충남소방본부 이영주 119대응과장은 “봄철에는 북쪽의 찬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남고북저형 기압배치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 구조는 강력한 서풍을 만들어 산불 확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위기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중 약 90% 이상이 인간의 부주의나 고의적인 방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의성 산불도 성묘객이 남긴 불씨가 발화 원인이 되었으며, 다른 지역의 화재도 대부분 쓰레기 소각, 논두렁 태우기, 제초작업 등에서 비롯되었다. 이영주 과장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재난이었다”며 도민들에게 산불 예방 수칙 준수를 강력히 요청했다.
■ 충청남도의 산불 대응 체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충남소방본부 김영승 화재대응조사팀장은 "우리도는 산불 및 대형 화재 발생에 대비하여 ‘대비단계 → 초기대응단계 → 총력대응단계 → 수습복구단계’라는 체계적인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단계] 대비단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응 °산림 인접 전통사찰 및 문화재 보호를 위한 방어선 구축 °소방력의 전진 배치 및 예방 순찰 강화 °의용소방대를 통한 산불 감시활동 전개 °산림 내 문화재 보호를 위한 합동안전점검, 화재진압훈련 실시 °산불 취약지역에 대한 관서장 현장 점검 및 예방활동
[2단계] 초기대응단계: 골든타임을 잡아라 화재 규모에 따라 대응단계 및 국가 소방 동원령 발령, 우세한 소방력 확보 중요 시설물 위치 및 피해범위 확산을 고려해 대응 우선순위 결정 임시 응급의료소 설치·운영 및 119 구조·구급대 즉시 투입 중증도 분류를 통해 신속한 의료기관 이송 체계 확보 국유림 내 임도를 활용한 산불 진압 작전 전개 (소방차량 진입 가능 임도 108개소)
[3단계] 총력대응단계: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 현장지휘소 및 긴급구조통제단 운영 소방 드론 감시조 편성(2인 1조) → 실시간 정보 수집 및 분석 인명 구조 및 시설물 보호 중심 대응, 피해발생 우려지역 자원 집중투입 총력 대응 총 90대의 산불진화차, 4대의 산불전문 소방차, 배낭형 소화장비 등 최대 자원 투입 거점별 자원집결지 운영 → 다발적 산불에 대한 신속 대응 거점별 방면지휘자 지정 → 피해 확산 우려지역 우선 배치 및 안전 지휘 통제
[4단계] 수습복구단계: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 소방합동조사단 운영을 통한 피해조사 피해주민 지원센터 운영 → 주거복구, 생필품 및 구호물품 제공 심리치료 및 생활 재건 지원 계획 가동
■ 도민들에게 전하는 당부
충남도는 현재 대형 3대, 중형 1대, 소형 1대 등 총 5대의 소방헬기를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충남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 소방항공대에서 운영하는 중형 헬기 1대도 산불진화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기계와 장비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의식’이다. 이영주 119대응과장은 도민들에게 "산불 위험 통제지역은 절대 출입을 금지하고, 등산 시 화기물(라이터, 버너 등) 소지 및 흡연 절대 금지, 산림 인접 100m 이내 지역에서는 쓰레기 소각, 논두렁 태우기 등 금지, 산불 발생 즉시 11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우리는 평소에는 안전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재난은 한순간의 방심에서 시작된다”며, “‘안불망위(安不忘危)’, 즉 평안할 때일수록 위기를 잊지 않는 자세로 우리 모두 산불 예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불은 사회재난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이기도 하다. 산림을 지키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가장 큰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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