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진의 유람일지(儒覽日誌)] 어른되기 선언! 성년식의 의미를 묻다

예학 전문가 세미나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25/05/30 [12:15]

[한유진의 유람일지(儒覽日誌)] 어른되기 선언! 성년식의 의미를 묻다

예학 전문가 세미나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25/05/30 [12:15]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하 한유진. 원장 정재근)의 한국예학센터는 5월 19일 성년의 날을 맞이하여 '관례의 현대화와 현대 성년식 방안'이라는 주제로 예학 전문가 세미나(5.14.)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형식화하는 성년의 날과 성년식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성년의 날과 성년식

 

성년의 날이란 스무 살(만 19세)이 되는 사람을 성인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날이다. 1969년 겨울에 「동아일보」에서 성년일(成年日)을 제안하는 기사가 나왔고, 1971년에 재건국민운동중앙회가 ‘성년일 축하식’을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1973년 3월 30일에 제정・공포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거하여 1973년 4월 20일에 성년의 날이 생겼다. 현재 성년의 날은 5월 셋째 월요일인데, 이는 1985년에 변경된 것이다. 

성년의 날에 성년을 축하하는 기념식 등을 거행하는데 이것이 성년식이다. 1973년부터 성년의 날이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정부 산하 기관, 기업체 등을 중심으로 성년의 날 기념식을 하였다. 그리고 1997년에 문화체육회에서 ‘표준성년례’ 모형을 발표했고, 1999년의 「건전가정의례준칙」에 1969년의 「가정의례준칙」에 없었던 성년례가 새롭게 포함되었다. 「건전가정의례준칙」에서 성년례를 ‘성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 행하는 의식절차’라고 정의하였다. 

 

전통 성년식: 관례와 계례

 

한국 전통사회에서도 성년식이 있었다. 바로 관례(冠禮)와 계례(笄禮)이다. 남자는 상투를 틀고 관(冠)을 씌운다고 하여 관례라고 하였고, 여자는 쪽을 지어 비녀를 꽂는다고 하여 계례라고 하였다. 관례와 계례에는 술을 마시는 초례(醮禮)와 이름을 대신하여 쓰는 자(字)를 지어주었는데, 이 때 성인의 책무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즉 관례와 계례는 성인으로서 권리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책무를 받는 의례였다. ????예기(禮記)???? 「관의(冠義)」에서 관례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성인(成人)이 된다는 것은 장차 성인의 예법으로 책무(責務)하는 것이니, 성인의 예법으로 책무한다는 것은 장차 ‘사람의 자식’으로서, ‘사람의 아우’로서, ‘사람의 신하’로서, ‘사람의 젊은이’로서 예를 행하기를 책무하는 것이다. 장차 사람에게 이 네 가지를 행하도록 책무하는 것이니 그 예가 어찌 중하지 않겠는가? …… 그러므로 ‘관례라는 것은 예의 시작이다.’ 라고 말한 것이다.”

 

▲ 전통성년식     ©

 

▲ 전통성년식     ©

 

▲ 전통성년식     ©

 

젊은 세대의 성년식 인식

 

이번 예학 전문가 세미나에서 서원혁 박사(충남대), 김대연 박사(충현서원), 이진선 이사(한국생활문화연구원) 김시덕 교수(을지대)가 관례의 필요성과 현대적 계승, 현대 성년식의 올바른 시행 방안, 일본의 성인식에 대해 발표하였다.

첫 번째 발표에서 서원혁 박사는 대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젊은 세대의 인식을 살피고 성년식의 필요성 여부를 고찰했다. 설문조사 결과 53.5%가 정서적·사회적으로 자신을 ‘진정한 성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성년이 된 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38.2%가 책임감을 지목했다. 한편 현재 시행되는 성년식에 대해 88.5%가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따라서 성년으로서 책임감, 자립 등 내적 가치와 역량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성년식 및 관련 프로그램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성년식에서 인사법의 중요성

 

두 번째 발표에서 김대연 박사는 전통사회 관례의 ‘읍례·배례’와 현대사회 인사법인 ‘경례・큰절’ 간의 관계를 살피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인사란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안부를 묻는 기본예절이다. 그는 “현대 성년례에서 인사법은 단순화・형식화되어 그 예학적 의미가 생략된 채로 시행 중인데, 전통 관례에서 읍례와 배례는 단지 절하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인물 간의 존경과 예의를 깊게 드러내는 구조적 장치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성년례가 성인의 품격과 책임을 자각하는 의례라면 그에 걸맞은 인사법 역시 예용과 수양의 맥락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고 제안했다.

 

현대에 맞는 성년식이란

 

세 번째 발표에서 이진선 한국생활문화연구원 이사는 관공서에서 거행하는 성년의 날 기념식, 교회의 성년례, 고등학교·향교·예절 교육기관의 전통 성년례를 비교·검토하고 올바른 성년식 방안을 제안했다. 

교회의 현대식 성년례는 공동체의 중요한 연례행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긍정적 반응과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녀는 “전통성년례가 현대사회에 올바르게 적용되려면 과거 관례의 단순한 모방보다는 현시대가 요구하는 성인의 덕목을 내면화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예비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어 성인의 덕목을 내면화하도록 과정이 필요하며, 그 마지막 단계에서 성년례를 실행할 것을 주장하였다.

  

▲ 이진선 한국생활문화연구원 이사     ©

 

▲ 일본성인식     ©

 

옆 나라 일본의 성년식: 지자체가 준비하는 축제의 장

 

마지막으로 김시덕 을지대 교수는 일본 성년식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는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축제처럼 행해지는 일본의 성인식의 기원과 배경 및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그 존속 배경과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현대 일본의 성인식은 와라비시(蕨市)에서 1946년 처음으로 시작했던 청년제(青年祭)를 본떠, 국가 주도로 1949년부터 1월 15일이 성인의 날(成人の日)이 되었다. 

그리고 1988년의 해피먼데이 제도에 따라 2000년부터 1월 둘째 주 월요일에 공식적 성인식을 거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지자체가 지역의 사정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체적으로 성년의 날을 정하고 성년식을 거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대 일본의 성인식은 소비 중심의 문화라는 비판이 있지만, ‘자치제가 주민을 위한 축제의 장을 여는 성인식’”이라고 평가하였다.

 

종합토론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성년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공통적으로 성인으로서 자기 정체성 확립과 사회적 적응을 돕는 것이 성년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우선순위, 중요도, 방법 등에 대해 인식 차이가 있었다. 

종합토론은 김문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창경 박사(전주대), 김승영 박사(충남대), 순남숙 원장(사단법인 예지원), 이민주 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설문조사의 타당성, 전통 인사법 구체적 적용 방법, 현대 성년례의 대상과 시기, 일본 성년례에서 참고할 점 등 다양한 사안에 관해 질의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 전문가 세미나 토론     ©

  

정재근 한유진 원장은 “한유진 한국예학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세미나가 점점 형식화되는 현대 성년식에 새로운 영감과 변화를 주고, 진정한 의미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성년식이 삶의 중요한 이정표로 인식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한국예학센터는 2023년에 개소되어 지금까지 한국예학에 대한 체계적 연구 및 한국 예학서의 현대적 번역・대중적 활용 등을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예학의 고유 가치와 우수성을 심화시키고 국내외적으로 진흥・확산하는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김현수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예학센터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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