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성동어린이집 “우리집은 나무향 은은한 통나무집예요”실내 전면을 편백나무로 꾸며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녹색자금으로 공사 트리하우스 등 원 전체를 자연놀이터로
동화 속 집은 대개 숲속 나무집이다. 백설공주의 일곱 난장이 집도 그랬다. 우리 아이들이 낮에 트리하우스에서 지낸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우리나라에도 통나무집이 있다. 김제의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 통나무집 등등. 그런데 ‘여행이 아닌 일상 속의 트리하우스’는 없을까? 논산에 있다. 성동어린이집 마당에는 두 채의 작은 나무집이 있다. 나무와 함께 엮여 있는 트리하우스, 동화속 비밀아지트다.
동화 같은 나무집, 트리하우스
도지사나 시장도 차 한 잔 들러 마시고 싶어할 만큼, 어른들에게도 이곳은 ‘동화 속 작은 집’이다. 그런 동굴 본능은 2층 구조의 본건물에서도 발동한다. 아이들 놀이터엔 작은 ‘독방’들이 줄지어 있다. 찜질방 수면실처럼 독립되어 있지만 문은 없다. 기분 좋은 건, 벽이고 바닥이고 사방이 나무라는 점이다. 아이들은 나무결에 몸을 비비며 딩군다.
성동어린이집 간판에는 ‘숲속’이 들어가 있다, 숲이랄 수 있는 뒷동산은 멀찍 떨어져 있는데도.... 아마도 숲 분위기를 한껏 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네이밍이 나왔을 성싶다. 성동면 정리지라는 시골마을이 산동네는 아니지만, 설립자는 건축할 때부터 내부인테리어에 돈을 들인다. 목재를 실내 이곳저곳에 최대치로 쓴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모든 걸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산림청의 녹색자금 지원사업 공고를 만났다. 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친환경 목재 인테리어 공사를 본격화할 수 있기에 기획서 작성에 공을 들였다. “우리의 꾸준한 친환경 인테리어 실적이 선정의 가산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주마가편이라 생각해요.” 도평순 원장의 자평이다.
아파트 공주님, 편백나무 숲에서 오수중
공사는 올여름 8월 1일부터 보름간 진행됐다. 2억 원 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되면서 실내가 상전벽해했다. 보육실, 유희실, 복도 등 주요 생활공간에 편백나무·자작나무 등 국산 친환경 목재가 투입되어서다.
공사 끝나고 가을 접어들어서 학부모들은 집알이를 했다. “애들이 그래요, ‘나무 냄새가 좋다’ ‘예전보다 훨씬 예뻐졌다’ ‘편하다’ ‘기분이 좋다’고요.” 집들이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나무결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요”라면서 한마디씩 한다. 전문가들도 거든다. “목재의 결, 촉감, 향기 같은 감각 자극은 유아의 오감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죠.” 덕분에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놀이 환경이 자연스레 조성됐다고 즐거운 비명들이다.
2층 수면실에 올라가 보았다. 어느 방에서나 나무향이 은은한데, 아침에 와서 문을 열면 훨 강하다고 들려준다. 목재 특유의 향은 사람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항균과 탈취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는 실내 공기질 개선의 일등공신. 호흡기 건강이 민감한 아이들에게 더 없이 쾌적한 친구요 침구다.
문명사회에서 아토피나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특효약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명의가 있으니, 바로 자연이다. 쾌적한 공기, 깨끗한 흙, 맑은 물, 햇빛.... 어린이집 마당은 흙놀이판이다. 햇빛 아래서 아이들이 흙장난에 여념이 없다. 함께 판 구멍을 개미굴이라 부르고, 흙언덕은 토굴이 된다. 그네에서 건들건들하다 트리하우스로 튀어가 오르락 내리락이다. 모래나 흙 묻은 손은 물로 헹궈내면 끝! 옷 툭툭 털고 씩씩 거리며 원내로 들어서면 나무향이 쏴하다. 부드러운 색감이 향과 어우러져 엄마 치마폭의 포근함이 스민다.
정성들인 만큼 건실해지는 나라기둥들
도평순 원장은 “이번 공사는 단순한 인테리어 개선을 넘어, 아동들이 자연을 품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한 교육철학의 구현”이라며 “‘공익적 가치 증진’ 측면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라는 사회적 의미를 부여한다. 나무집으로 둔갑한 두꺼비 새집 구석구석을 짚어가는 도 원장은 입이 귀에 걸렸다. 와중에 예산상 진도 나가지 못했던 곳 가리키며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토로한다.
인구절벽시대가 가속화되면서 문 닫는 어린이집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안의 하나로 유보통합이 부각 중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로 통합하는 정책인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두 부처로 갈렸던 업무를 하나로 합치려는 시도다. 이런 흐름에서 유아교육에 힘을 실어주는 기관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여기서는 복권기금으로 녹색자금을 조성 중이다.
녹색자금은 어린이왕국의 산타클로스다.‘사회취약계층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산림복지 확대에 사용되며 이를 통해 친환경 생활 공간 개선과 산림복지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어서다. 유아교육을 지원하는 기관, 단체들은 더 있다. 유아교육은 이제 양보다 질을 따지는 시대다. 유아교육 지원기관과 교육가족이 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힘써나간다면, 우리 아이들 심신이, 지역사회 공동체가 동반 성장의 물결에 합류할 것이다.
이진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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