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백제땅 문학~예술여행의 발자욱 좇아]지방문화의 저력, 그 팽창력

모든 예술의 출발점 “너·나의 이야기”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25/10/28 [00:16]

[늦가을, 백제땅 문학~예술여행의 발자욱 좇아]지방문화의 저력, 그 팽창력

모든 예술의 출발점 “너·나의 이야기”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25/10/28 [00:16]
  
‘케더헌’의 ‘골든’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투하된 종합선물세트다. K-컬처 위상이 이리 높아지고 상승 일로인 것은 일부 예술인만의 천재성 덕분일까? 남미 축구가 강세인 것은 축구인구의 저변확대에 있다. K-컬처의 고공행진을 떠받치는 부력, 그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가을이면 삼천리 방방곡곡이 축제천국이다. 딸기축제로 대표되는 논산은 가을이면 옷을 갈아입는다. 강경젓갈, 상월고구마, 연산대추, 양촌곶감.... 이들은 성인 나이가 되어 제법 뿌리를 내렸지만, 축제테마 캐릭터 인지도도 높아졌지만, 타지의 여느 축제장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풍경도 여전하다. 
 
식상해 보이는 도긴개긴 분위기에 근래 들어서 활력을 넣어주는 콘텐츠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문학(文學)! 동네잔치, 지역 축제의 원조는 씨름판이다. ‘난장판’ 작가 김홍신과 강경 ‘소금’ 작가 박범신은, 대중성도 겸비한 논산과 대한민국 문학의 쌍두마차다. 두 거장은 그 동안 딸기축제와 젓갈축제 때 토크쇼 등으로 논산 축제의 격을 높여왔다. 이 중 김홍신 작가는 올 대추축제 때도 두각을 나타냈다. 
  

▲ 논산시민인문문학회에서 ‘겪어보면 안다’를 노래로 만들어 부른 배성수 싱어송라이터     ©

  

축제 품격 업그레이드하는 인문학
 
지난 9월부터 백석대학교와 논산문화관광재단은 문학열차 운행을 개시하였다. ‘문학으로 물든 논산’호는 나태주 시인과 박아르마 교수가 운전대를 잡았다. 연이은 ‘논산시민인문문학회’ 기관사는 권선옥 시인, 그리고 17일 막차 조종석에는 김홍신 작가가 앉았다. 대추축제가 한창인 연산 문화창고에서 진행된  인문학 잔치는 3시 싱어송 라이터 배성수가 문을 열었다. <겪어보면 안다>에서 발췌한 내용을 스몰 토크하면서 피아노 연주 및 노래로 시작하였다.  “매년 거의 4권씩 글을 쓴 창작의 대가”라 감탄하면서 자신의 창작곡 ‘소년’, ‘동행’도 병창하였다. 
 
김홍신 작가의 1시간여 인생특강이 끝난 후에는 저자 사인회가 이어졌다. 방명록과 사인판에는 부산, 광주 등 먼데서 온 이들의 사인도 눈에 띄었다. 이 행사는 5시 작가와의 만남 자리로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그 찻자리 또한 한편의 예술이었다. “대추축제의 격이 달라지는 거 같아요.” 한 참석자의 소회다.
 

▲ 대추축제장 인문문학회에서 ‘작가와의 만남’ 찻자리     ©

 

김홍신 작가가 또다시 단 위에 선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24일 돈암서원에서다. 그날 저녁은 고품격 문화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교육청과 돈암서원이 공동주최한 사계인문학대축제는 강경젓갈축제와 겹치는 23~25일 열렸다. 고은정, 배한성 등 전설의 성우들이 출동한 ‘별들의 낭독’은 젓갈축제장 건너편인 옥녀봉예술촌에서 속행이 되었다. 돈암서원에서 멀지 않은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김영하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 
 

 

유네스코 등재 6주년을 기념하는 돈암서원 인문학축제에서는 김홍신 작가가 마이크를 잡았다. 학생들 작품과 활동무대가 펼쳐진 너른 마당에는 연무여중, 연무고 학생들, 그리고 노성항공학교 군인들이 야외 객석을 채웠다. 1시간에 걸친 명사초청 특강 때 열호하던 학생들은 곧바로 이어진 ‘사계인문학 음악회’에서도 물 만난 고기였다. 독일, 오스트리아 요들을 열창하는 <요들여신 이은경>은 한국판소리 등의 K-요들을 제창하며 민속악기, 카우벨 연주도 선보였다. 트럼프 앞에서도 연주했다는 세계적 K-컬처가 논산 앞마당에서도 펼쳐지는 현장이다. 행복요들에 이어, 이탈리아풍 <스텔라> 그룹이 무대를 장악하였고, 풍류대장 <이상밴드> 그룹은 노름마치 ‘얼씨구 좋다’로 논산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 돈암서원 사계인문학축제에서 김홍신 특강 내용     ©

▲ 야간음악회(요들여신 이은경과 함께)     ©

  

문학관 찾는 전국 각지의 버스행렬
 
지방축제에서 여전히 트로트 강세다. 축제 시즌에 인기가수 모시는 것은 축제의 성패 가늠자가 되기 일쑤다. 풍물패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흥 돋우는 길라잡이로서 짱이다. 다 좋다, 문제는 편향성! 사람 숫자를 대입시켜 평가하기 곤란한 장르가 있다. 올 강경야행때 행사장 한켠에 야외영화관이 들어섰다. 영사기에서는 강경으로 들어와 첫 사목을 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 <탄생>이 돌아가지만, 야밤 관객은 소소해 보였다. 
 
2025-10-24(금) 한국디지털문인협회~금천문인협회 
 
그럼에도 K-컬처의 문화층은 다변화되고 심화되는 추세다. 명승지 관광 위주였던 관광산업이 테마기행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논산 안팎에는 문학관이 많다. 문학기행차 논산을 찾는 버스가 증가 일로인 가운데 최근 김홍신문학관도 방문객이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24일 [한국디지털문인협회][디지털책쓰기대학]이 두 대의 버스를 타고 맨 먼저 찾은 곳은 김홍신문학관.  버스에서 내린 70여 명은 한 작가의 양면을 동시에 봤다. 김홍신 작가는 문학관 이야기를, 김종회 교수는 김홍신 작품세계를 엿보게 해주어서다. 오후에는 식후 관촉사 은진미륵을 산책한 다음 종학당~한국유교문화진흥원~명재고택을 둘러보았다. 
  

▲ 김홍신문학관 찾아 김종회 교수 특강 경청하는 한국디지털문인협회와 디지털책쓰기대학 회원들     ©

 

▲ 김홍신문학관 찾아 김종회 교수 특강 경청하는 한국디지털문인협회와 디지털책쓰기대학 회원들     ©

  

이날 동시에 내려온 서울 [금천문인협회] 회원 34명의 동선도 디지털문인협회와 겹치는 듯싶었다. 시차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점심도 ‘산아래’, 코스도 명재고택이었으니 말이다. 다만 금천팀은 돈암서원을 경유, 강경의 젓갈축제장과 소금문학관으로 향하였다. “이번 문학기행은 금천문학 22호 출간과 아울러 회원작품집 출간을 기념하는 자립니다. 개인출판을 문학여행 때 축하해주는데 올해는 김시림 시인의 <나팔고둥 좌표>, 홍경흠 시인의 <배밭에는 배꽃이 핀다>”라고 정은기 회장이 일러준다. 
 
2025-10-25(토) 의성문인협회~한국약사문인회
 
논산은 그 다음 날도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24일 사계인문학축제 때 김홍신 특강을 들은 일행이 한옥마을에서 1박한 다음 문학관을 찾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라’는 작가님 말씀 되새기면서 들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일가족은 지난 광복절날 첫 타징식을 한 문학관 태징을 울렸다. 대한민국 최대 크기여서 붙여진 이름 ‘태징’은 그날 두 번 더 울렸다. 
 
오전에는 [의성문인협회]가 울렸다. “의성은 마늘뿐 아니라, 한국문인협회 회장을 두 명이나 배출한 문인의 도시”라고 피력하는 김계순 회장에게 “논산은 예학의 거장 돈암서원의 사계 선생이 의병을 일으키는 등 문무를 겸비한 양반 고을”이라고 해설사가 조응하였다. 이들이 점심특선으로 장어요리를 즐긴 다음 떠난 곳은 강경 옥녀봉의 소금문학관. 내친 김에 강경젓갈축제장 들렀다가 근대화 거리는 차창으로 즐기며 귀가길을 서둘렀다. 
 

▲ 1박2일로 백제권 둘러본 한국약사문인회의 문학관 방문     ©

 

▲ 문예극 공연     ©

  

오후에 징을 울린 팀은 [한국약사문인회원]들. 오송역으로 집결한 다음 거기서 같은 버스를 타고 논산을 찾은 경우이다.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집결하는 경우, 이처럼 중간 기착지를 활용하기도 한다. 현수막에는  “고마의 별, 백강에 뜨다”는 표제가 써있다. 1박 2일 첫날은 논산의 소금문학관~김홍신문학관 들렀다 공주로 건너가 나태주풀꽃문학관 관람까지 마친 후, 짐은 공주 한옥마을에다가 풀었다. 저녁 식사 후 그 옆의 고마아트센터로 건너가 무슨 일을 하였는지는, 소현숙 약사문인회장의 귀띔으로 엿본다. “김명원 대전대 교수님을 모시고 ‘시를 찾아가는 보물섬 지도’ 문학강연을 들었어요. 이어 회원끼리 문학의 밤도 펼쳤는데 시극, 수필극의 문예극 공연과 케이팝 댄싱 등 문화예술의 밤이었죠^ 다음 날 금강을 따라 부여에 도착해서는 신동엽문학관 둘러보고 부소산에 올라 백제역사문화탐방을 하면서 웅혼한 백제혼을 느꼈답니다.”
 
2025-10-26(일) 방통대국문학과 동호회 ‘문우사랑’ 
 
박물관이나 도서관, 문학관은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거제도 가족이 강경젓갈축제장 들렀다가 김홍신문학관도 찾았다, 인간시장을 추억하면서. 이처럼 문학여행이 당일치기를 넘는 경우도 있는데, 일요일 오후 문학관을 찾은 방통대국문학과 동호회 “문우사랑”도 이틀간의 일정이었다. 토요일은 세종~공주 나들이였다. 교과서박물관(미래앤)~국립세종수목원~밥차려주는집~석장리구석기박물관까지 소화한 다음, 짐은 자연부여유스호스텔에 풀었다. 다음날 행선지는 논산 선샤인스튜디오~대청마루~김홍신문학관~관촉사~돈암서원. 
 
서울 남부학습센터에서 출발한 방통대 국문학과 학생 중에는 만학도도 많았다. 이들은 김홍신문학관에서 자유로이 관람하다가 집필관쪽 태징에 와서는 기원을 하면서 타징을 하였다.
  

▲ 국내 최대인 문학관 태징을 치기 전, 소원 빌며, 여운 느끼며     ©

 

▲ 국내 최대인 문학관 태징을 치기 전, 소원 빌며, 여운 느끼며     ©

   

논산 문학기행은 대개 두 문학관을 동시에 찾는 편이다. 전주독서회에서도 양쪽을 다 찾았다. 아래에 소금문학관 등 논산 문화명소 둘러본 소감을 본인만의 느낌으로 기록한 전주독서회 최정숙 여행기를 전재한다. 
 

 
#3.8_문학기행 
 
제2차 문학기행은 아름다운 가을날, 논산으로 다녀왔다.
 
[강경산 소금문학관] 첫번째로 방문한 곳, 강경산 소금문학관은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의 삶과 작품과 문학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낸 공간이다. 1층에는 작가의 삶을 영상으로 풀어낸 디지털 갤러리와 다목적홀이 있어 그의 문학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층 전시실에는 그의 육필원고와 초판본, 그리고 작가의 개인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의 삶과 문학적 발자취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한 켠에는 작가의 대표작품을 직접 헤드셋으로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 체험공간이 있어 잠시 작품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은교>를 들으니 작품의 주제와 감상이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다가왔다. 책을 다시 읽어 보아야겠다. 문학관에서 작가가 직접 쓴 글귀들, 육성을 담은 영상, 생각들을 마주하며 박범신 작가는 신언서판(身言書判), 즉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을 두루 갖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옥녀봉] 문학관 뒤편 옥녀봉에 올라 박범신 작가가 거닐었던 강경포구와 갈대밭, 유유히 흐르는 금강 등,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전경을 눈에 담고 추억사진에 담았다. 점심은 강경에 왔으니 강경해물칼국수 집에서.... 굴, 홍합, 전복, 동죽조개가 국수보다 더 많아 향긋한 바다내음 가득 품은 별미를 맘껏 즐겼다. 음식은 문학기행의 또 다른 재밋거리다.
 
[김홍신문학관] 김홍신 작가의 삶과 철학을 느끼며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내게는 젊은시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인간시장>을 떠올리는 곳이었다.  1층은 작가 김홍신의 일대기와 시대별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대표작 인간시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층은 작품뿐만 아니라 창작철학 등을 보여주는 곳이다. 대표작으로 대하역사소설 <대발해> 전시를 통해 발해의 건국과 흥망성쇠 속에 감쳐줘 있던 고대왕국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집필관은 흔하지 않은 독특한 구조(ㄷ자형)와 건축양식(바람구멍), 자재(겹겹이 쌓아올린 나무), 작은 연못 등이 어우러져 “바람으로 지는 집” 이름에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사님의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감 한 바구니를 기꺼이 나누어 주신 넉넉한 마음까지 받고 왔다.
 
[연산문화창고] 마지막으로 들른 '연산문화창고'는 6개 동과 기찻길옆 놀이터로 이루어져 있었다. 유휴시설이던 연산농협창고를 개조하여 문화창작, 체험, 전시, 공연, 교육 등의 기능을 가진 곳으로 재탄생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4동에서는 가을맞이 전시(다섯개의 팔레트: 후기 인상주의 거장들)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루소, 세잔, 고흐, 고갱, 시냑 등 다섯 명의 작가의 시선을 팔레트의 컬러로 구성해서 보여주었다. 색채와 빛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캔버스 세상에서 사람과 자연 그리고 지역(아를, 타히티, 베네치아, 지중해, 정글 등)을 떠올리며 잠깐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았다. 
 
작가의 문학관이 그 지역에 있다는 것은 그 지역이 이야기를 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문학기행은 논산이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보고 먹는 오감 충만 여행이었다. 제3차 문학기행은 김제, 부안으로 떠난다. 
 
전주독서회 최정숙

 
- 이진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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