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지역미디어지원사업] 한유진과 함께 걷는 선비의 길, ‘황산유람(黃山儒覽)길’‘충효예 선비의 길 - 황산유람길을 찾아서’7
한유진과 함께 걷는 선비의 길 ‘황산유람길’ 기획
2024년도부터 시작하여 2025년도까지 이어지는 ‘황산유람길’ 개발과정 중에서 전체 길 기획과 제3구간 ‘을문이효길’은 이런 이상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거쳐 개발된 길이다. 먼저 연구교육부에서 길 개발을 위해 역사적 사료인 연재 송병선(淵齋 宋秉璿, 1836-1905) 「유황산급제명승기(遊黃山及諸名勝記)」에서 송병선이 금강을 따라 펼쳐진 호서지역의 문화경관을 방문하여 자신의 사상적 연원을 확인하고자 한 내용을 국학진흥부에 해당 문건의 번역과 해제를 요청하여 회신을 받아 길 개발의 초안을 작성하였다. 초안을 작성하여 2024년 8월부터 김주호 책임연구원과의 지속적인 답사를 통해 길을 확정하였고, 같은 해 11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충효예길 선비개척단’을 운영하였다. 먼저 ‘충효예길’이라는 가칭을 사료조사 과정에서 논산 일대 마을 일부와 신라시대 연산·강경지역의 옛 지명이 ‘황산’이었음을 확인하였고, 또한, 선비정신 함양이라는 인문학적 의미와 관광홍보 효과를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황산유람(黃山儒覽)길’로 명칭을 확정하고, 강경부터 탑정호까지 이어지는 약 63Km, 5구간의 길을 기획하고, 행사를 2회 운영하였다.
‘황산유람길’ 걷기대회 운영
2025년에는 2번의 걷기대회를 개최하였다. 첫 번째로는, 제3구간인 ‘을문이효길’ 걷기대회를 6월 9일 100여 명의 참여자와 함께 성황리에 진행하였다. 양촌장터부터 시작하여 병암유원지까지 이어지는 ‘을문이효길’은 강응정의 효행을 따라 걷는 길로, 그의 발자취와 논산천을 헤엄치는 효자고기 을문이는 효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두 번째로는, 9월 10일 선비 회원과 일반 참가자들 233명과 함께 ‘한국유교문화축전’의 행사 중 일부로 ‘제3구간 을문이효길’, ‘제4구간 사계예길’, ‘제5구간 계백충길’의 3가지 코스를 서원 행사와 이야기가 있는 해설 등과 함께 차별성을 가진 걷기 행사로 진행하였다. 논산을 대표하는 효자인 중화재 강응정의 이야기, 예학의 대가 김장생, 충신 계백장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황산유람길 3개 구간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수기치인’의 삶 등 선비정신을 매개로 전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선비정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였다. 이러한 걷기대회를 진행하며 한유진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길 속에 녹아있는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 충・효・예’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충(忠)’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충의 의미
과거의 충(忠)은 주로 임금과 국가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의미했다. ‘충’의 한자 구조는 ‘마음 심(心)’과 ‘가운데 중(中)’이 결합된 것으로, 마음의 중심에 거짓이 없는 성실함을 뜻한다. 유교적 전통에서는 ‘충군(忠君)’, 즉 임금에게 목숨을 바쳐 국가에 헌신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충의 의미가 주희(朱熹)의 “진기지위충(盡己之謂忠)” —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충이다”라는 해석을 중심으로 확장되었다. 오늘날 충은 단순한 복종이나 희생이 아니라, 각자가 맡은 역할과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성, 책임감,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다하는 태도로 이해된다. 즉, 현대의 충은 ‘마음의 중심에 진실함을 두고, 자신이 맡은 바를 성실하게 완수 하는 것’으로, 개인의 직업윤리, 시민의식, 애국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효(孝)’ 변하지 않는 마음, 달라지는 효행
전통적 효행은 부모에 대한 극진한 봉양, 병간호, 신체 훼손 금지, 3년 시묘 등 희생적인 행동 중심이었다. 현대에 들어 효심(효를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효행(효를 실천하는 방식)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효자 강응정은 어머니가 병들어 앓자, 양촌장터로 가서 고깃국을 사 오다가 엎질러버려, 대신 ‘을문이’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드리며 병을 간호하였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는 부모 무덤 곁에서 3년간 시묘살이를 하여 조정에 이름을 알려 정려를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는 아이에게 효자 강응정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을문이 쿠키를 주었다. 아이는 쿠키를 먹지 않고 손에 쥔 채 “엄마가 아프면 강응정 할아버지처럼 나도 이 쿠키를 드릴 거예요. 그러면 엄마 기분이 좋아 지겠죠?”라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고마워, 네 마음 덕분에 엄마는 벌써 기분이 좋구나”라고 말했다. 아이의 작은 행동은 단순한 간식 챙기기를 넘어 어머니를 위하는 순수한 효심의 표현이다. 효심은 과거와 다르지 않지만, 효행의 구체적 모습은 병간호 대신 간단 한 간식 챙기기, 정서적 지지, 경제적 지원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 즉, 효심은 변하지 않지만, 효행은 시대에 맞게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禮)’ 과거의 예절에서 오늘의 배려로
전통사회에서 예는 유교의 윤리, 도덕과 관혼상제(冠婚喪祭) 등 의례를 통해 『소학』과 『가례』 등의 예서를 바탕으로 도덕적 수양, 예의범절, 사회적 질서 유지의 근간이 되었다. 예절은 겸손, 절제, 질서, 위계와 같은 덕목을 강조했다. 오늘날 예절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겸손에서 비롯된 ‘관계의 미학’으로 변화했다. 예절의 최고 덕목은 겸손이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기본이 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음식점에서 큰 소리로 대화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서로의 불편을 줄이려는 작은 실천 들이 현대 예절의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절은 안전과 위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마스크 착용, 식사 시 개인 접시 사용 등은 ‘타인을 배려하는’ 새로운 예절이다. 이처럼 현대의 예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시대적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며 새로운 풍속을 보여준다.
‘충・효・예’ 시대를 초월하는 본질적 가치
충·효·예는 여전히 사회의 중요한 덕목이다. 이 본질적 가치는 시대에 맞게 실천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본질을 잃지 않으려면, 그 원형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보존하며 실천해야 한다. 예절의 간소화는 필요하지만, 사대봉사(부모·조부모·증조부모·고조부모에 대한 제사)와 불천위(공로가 있는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예절의 본질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강응정이 을문이를 통해 어머니께 효를 다한 것처럼, 딸이 엄마에게 을문이 쿠키를 드리는 것처럼, 실천의 모습이 달라져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 가치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그 본질을 지키며 다양한 모습으로 계승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부터 개발해온 ‘황산유람길’은 현재 5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 걸어보고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며 참여자들의 안전을 담보하고, 길의 질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다. 논산시와 함께 논의하여 구간별 참여자 안전 및 걷기 좋은 코스를 확보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구간을 확정하고, 이정표와 휴게시설 등을 마련하여 논산을 대표하는 길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황산유람길’이 지닌 ‘인문학적 길’의 가치를 널리 알리며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길 걷기 행사가 이루어지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논산 지역의 유교문화를 넘어 충청 유교와 고귀한 이념을 계승하여 한국 유교문화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 그리고 그 전통과 가치를 인류의 유산으로 계승시키고 발전해 나가는 것, 글로컬 유교문화 기관을 추구하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 이병주 한유진 연구교육부 책임연구원 이 기획기사는 2025년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지원사업으로 시행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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