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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교문화진흥원(원장 정재근, 이하 한유진) 산하 한국예학센터가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전통의 정통성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변화를 포용하는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유교 문화의 정수인 ‘예학(禮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센터의 고증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차례상 준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설의 본래 의미인 가족 간 화합과 행복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 본래 ‘약식 제사’였던 차례
센터에 따르면 차례는 본래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약식 제사에 해당한다. 농경사회에서는 계절 변화가 중요해 시제사(봄·여름·가을·겨울 제사)가 중심이었으나,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설·추석 차례가 주목받게 됐다. 초기 차례는 떡국이나 송편, 과실 3~4가지만을 올리는 간소한 의례였다. 그러나 설과 추석이 법정공휴일로 자리 잡고 온 가족이 모이는 행사로 확대되면서 점차 상차림이 풍성해졌다는 설명이다.
■ 과도한 상차림, 명절 갈등의 원인
센터는 현재 차례상 준비에 따른 비용·노동 부담이 명절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차례를 생략하거나, 음식 수와 양을 줄이는 가정이 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형식에 얽매여 차례를 정식 제사 수준으로 차리는 것은 오히려 가족의 화목을 저해할 수 있다”며 “얼마나 차렸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차렸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가 의례는 보존, 가정 차례는 정신 계승
센터는 종묘제례나 유서 깊은 종가 의례는 문화유산으로서 원형을 엄격히 보존해야 하지만, 일반 가정의 차례는 가족의 화합을 중심에 두는 ‘대안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 상차림 격식에 대해 “문헌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유교의 핵심은 시대와 상황에 맞는 마땅함을 찾는 ‘시중(時中)’의 정신에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가 제시한 3대 실천 방향은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품목이면 충분 △조상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현대 과일도 정성의 표현으로 수용 △한자 지방 대신 사진을 활용해 가족의 추억과 유대를 높이는 방식 등이다.
정재근 원장은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흐를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며 “올 설에는 조상을 기리는 정성과 함께 곁에 있는 가족의 손을 한 번 더 잡는 따뜻한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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