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중에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관리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얼음을 타 가게도 하였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여름 과일이나 음식을 마련하여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기도 했다. 삼복음식은 전통적으로 더위에 지친 몸을 보호하고 원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개장국과 삼계탕, 팥죽 등을 들 수 있는데 최근에는 전복, 장어, 흑마늘, 보양죽, 곰탕 등 유통업체들의 이색 보양식 판매전이 풍성하기만하다. 삼계탕은 영계에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서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조선후기 의학자 이제마가 저술한 ‘동의수세보원’에서 삼계탕의 효능을 전하듯이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으로 내려왔다. 한여름에는 신체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피부쪽으로 혈액이 모이므로 장기와 근육쪽에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식욕부진은 물론 피로감이 쉽게 온다. 이때 몸의 보호를 위해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삼계탕이 제격이다. 건강과 장수를 위한 삼계탕은 이제 기존의 밀집형 사육방식이 아닌 동물의 타고난 본성에 맞게 사육한 닭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동물 복지를 통해 인간의 건강을 챙기기도 하는 닭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장자 달생편의 목계(木鷄) 이야기이다. 옛날 주나라 임금 선왕은 닭싸움을 좋아했는데 어느날 종자 좋은 투계(鬪鷄)를 한 마리 얻었다. 선왕은 그 닭을 최고의 싸움닭으로 만들고자 ‘기성자’라는 당대 최고의 조련사에게 맡겼다. 조련사에게 맡기고 열흘 뒤에 얼마나 얼마나 훈련되었는지 확인했으나 기성자는 “닭이 강하나 교만하여 자신이 최고인줄 알고 있어 교만을 버리지 않는 한 투계용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선왕이 다시 열흘 후에 투계용으로 적합한지 묻자 조련사는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라며 아직 멀었다고 했다. 다시 열흘 뒤에 선왕은 물었다. “닭이 싸우기에 충분한가?” 이에 기성자는 “아직도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라고 하며 부족하다고 했다. 열흘 뒤에 다시 묻자 기성자는 드디어 “닭이 이제 상대방이 아무리 소리 질러도 반응을 하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찾아 목계같이 보입니다. 닭이 덕을 갖추어 어느 닭이라도 그 모습만 봐도 도망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 고사는 단편적으로 인간사에서도 가장 하수는 마음속에 허세만 가득한 것을 말하고, 싸우기를 좋아하며 이기려고만 하는 것이 중수쯤 되고, 최고수는 상대가 무어라 해도 동요하지 않는 목계 같은 덕인(德人)을 말하리라. 그러나 이 고사에서는 닭이 주인공은 아니다. 선왕의 리더십과 기성자의 프로정신을 말하고 있다. 목계에 대해서는 삼성의 고 이병청 전 회장이 나무닭을 바라보며 일과를 시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이를 이론화 하기도 했다. 바로 경청의 리더십이다. 장인(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네 번의 기회를 준 주나라 선왕의 ‘경청의 리더십’의 결과로 최고의 투계라는 명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청은 자발적 동기부여가 되어 긍정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지방자치선거가 끝나고 저마다 주민을 위한 일꾼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벌써부터 편가르기를 통한 밥그릇 싸움부터 하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도 지방은 안중에도 없고 자리다툼과 당리당략을 위한 지방정책만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목계 같은 덕을 쌓아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정파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삼복더위를 식혀주고 건강과 보양을 챙겨주는 삼계탕 같은 목계정신이 아쉽기만 하다. 조신형 배재대학교 객원교수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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