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명절선물, 과태료로 돌아오다

공직선거법, 사건을 말하다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15/12/09 [13:42]

[기획] 명절선물, 과태료로 돌아오다

공직선거법, 사건을 말하다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15/12/09 [13:42]

OO시에 사는 A씨는 예정에 없는 택배를 받았다. 보낸 사람 이름을 확인하니, 평소 알고 지냈던 시의회의 B의원이었다. 택배 포장을 뜯어보니 멸치 선물 세트였고, 설 선물임을 알리는 연하장도 들어 있었다. A씨는 망설였지만 돌려보내는 게 더 복잡하다 생각이 들었고, 안면이 있는데 B의원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돌려주는 것도 망설여졌다. 알고 보니 A씨 외에도 마을 주민 124명이 B의원한테 멸치 선물 세트를 받았다. 
   
10개월 뒤, A씨는 뉴스 화면 속에서 B의원을 보았다. □□□선관위가 B의원을 명절 선물을 돌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뉴스를 보던 A씨는 뜨끔했지만 ‘설마 옛날 멸치 세트까지 문제 삼지는 않겠지’라고 여겼다. 그런데 설마가 과태료로 되돌아왔다. A씨는 선관위로부터 1만2,000원짜리 멸치 선물 세트의 10배인 12만 원의 과태료 통지서를 받게 되었다. 선물을 받은 마을 사람들 가운데 선관위에 자진 신고한 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12만 원짜리 비싼 멸칫값을 물어야 했다. 
   
정치인의 불법 기부행위가 ‘진화’하고 있다. 요즘은 한번 받으면 돌려주기 어렵게 택배로 전달된다. 택배로 선물을 받은 유권자는 돌려주는 게 귀찮아 그냥 받기 일쑤다. 또한, 명절을 이용해 고액보다는 소액 선물을 뿌린다. 정치인이나 입후보예정자들은 주로 김, 멸치, 장아찌 등 2만 원 안팎의 선물을 애용한다. 소액이 유권자의 경각심을 누그러뜨린다. ‘이 정도쯤이야...’라며 받기 마련이다. 
    
순진한 유권자들이 이런 진화된 수법에 당한다. 선물을 받으면 인정상 선거 때 모른 척하기 쉽지 않다. 선물을 준 후보에게 표가 간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후보자를 뽑으면 유권자가 오히려 손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투자한 만큼 회수하려는 심리가 있다. 정치판의 검은돈은 결국 유권자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나 다름없다. 그 돈으로 다시 선물을 뿌리고 당선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1만2,000원짜리 선물이 1억2,000만 원 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
   
명절을 앞두고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미풍양속일 수 있지만, 정치인한테 선물을 받는 건 미풍양속이 아니다. 그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받은 자는 많게는 선물 가액의 50배에 달하는 과태료 처분을 받고, 선물을 제공한 자도 처벌을 받거나 당선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안 받고, 안 주는 게 맞다. 그것이 깨끗한 선거가 정치인도 살리고 유권자도 살리는 미풍양속이다.  
   
※ 본 내용은 실제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을 바탕으로 극화·재구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선거법 안내 및 위법행위 신고 - 논산시선거관리위원회 ☎733-1390>

 
  • 도배방지 이미지

PHOTO News
메인사진
[표지초대석] 딸기와 함께 자란 아이들
메인사진
[와이어아트 전시회] 이현 작가의 철선(鐵線)이야기
메인사진
[놀뫼 어린이 동화마을] 정재근 원장의 『풍덩말에서 온 작은 영웅, 을문이』 3
메인사진
[기획특집]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가 던진 화두, "논산의 유산, 세계로 확장되다"
메인사진
[소통공간] 유권자의 시간, 그리고 책임의 무게
메인사진
[특별대담] 돈암서원 김선의 원장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 예학의 정신을 오늘의 삶으로 확장하는 문화적 선언"
메인사진
[여행을 찍다] 수로와 선로 사이, 태국이 건네는 ‘뜨거운 생명력’
메인사진
[문화가 산책] 세계적인 예술인의 집결지, 논산 강경